네가 오면 그저 파도에 잠기려 한다

가끔 파도처럼 감정이 덮칠 때면, 이제는, 네가 또 오는 구나 하고 몸에 힘을 뺀다. 파도는 점차 잦아들 것이다. 그를 기대할 뿐이라, 아, 또 네가 왔구나, 하고 기억에 젖는 수 밖에. 잠기지 않으려 버둥거리거나 몰려오는 것이 마치 없는 것 마냥 굴어도 파도에 결국 내 속이 무너지는 것은 똑같아서, 네가 오면 그저 파도에 잠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