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 법이 곧 잘 죽는 법일 것

by Slow walker

이쯤 되니 가까운 친지들이나 나와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분들의 부고 소식을 예전보단 자주 듣게 되었다. 몇 주 전에는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이제 나에게 혈족으로 남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친가-외가에 한 분도 계시지 않는다. 이모들이나 우리 엄마는 이번에 상을 치르면서 나에게 너무 아등바등 살 필요는 없다는 말을 했다. 맞는 말이다. 부끄럽지만 난 평생을 아등바등 살기 싫어서 적당히 느슨하게만 살려고 했다. 물론 이 또한 힘든 여정이었고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지금도 고민이 많은 삶이긴 하지만 그래도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면 좋아하는 것이 많은 인생이 가장 풍요로운 인생이란 것이다. 이건 진리다. 다만 누구나 좋아하거나 쉽게 뇌를 자극해 도파민이 채워지는 것들은 단순히 배고플 때 입에 설탕을 물리는 것과 다를 바 없어서 좀 더 섬세하게 좋아할 수 있고 아주 약간이라도 번거로움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게 아니면 내가 살면서 안정과 평화를 느끼는 순간이 너무 적다. 종종 살다 보면 내가 무엇을 좋아했는지 조차 잊고 살 때가 있다. 자연스럽게 나이가 듦에 따라 놓치는 것들이 생기기도 하는데 굳이 미련과 집착으로 그걸 놓지 않으려 하기보다는 그냥 허무하게 잊지 않기 위해 이젠 이런 것들을 기억날 때 하나씩 기록해볼까 싶다. 죽기 전에 아 나는 어떤 걸 했을 때 참 좋았다는 말을 남기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주어진 이 삶을 긍정하고 잘 구경하고 간다는 생각은 진심으로 들어야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