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기억>이 출간되었습니다.
브런치 알람이 간헐적으로 울렸다.
"작가님 글을 못 본 지 150일이 지났어요...ㅜ.ㅜ"
현실감 넘치는 저 알람을 보고 새삼 출간 준비를 시작한지 5개월이 지났음을 알았다.
브런치에서 연재했던 에세이들을 모아 브런치북을 만들고,
심정말곤 내세울 것이 없는 저자 소개와 출간기획서를 완성하고,
목차를 다듬고 정리하여 투고할 원고를 만들었다.
열 대여섯 군데쯤 메일을 돌렸을까,
어느 출판사 편집자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땐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헉!!!!!"
대외적으로 언제나 조용한(나만의 생각일 수 있지만 얼추 들어맞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나 크게 숨을 들이마시는 것을 처음 보았을 옆자리 선생님은,
덩달아 깜짝 놀라 고개를 번쩍 드셨다.
그렇게 시작되었던 출간까지의 여정.
어찌하여 교정할 부분은 원고를 되풀이할 수록 생겨나는지,
교정작업은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두는 것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되풀이되는 작업의 시간동안
아무리 내 원고지만 수십번을 정독하니 아주 조금은 지겨워질 수 있다는 사실도 덤으로 알았다.
작가에 대한 무한한 존중과 배려를 베풀어주는 출판사와 편집자님을 만나,
내 책은 이렇게 예쁜 옷을 입고 태어났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지지하고 응원해주었던 많은 분들께서는 나보다 더 탄생을 축하해주셨다.
책은 가을로 접어드는 어느 날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하였고
나는 그러기가 무섭게 매 분 매 초 얼굴이 달아올랐다.
작가란 어마어마하게 용감한 사람들이었구나.
나와 가족의 이야기가 우리를 모르는 이들에게 읽히고,
나름대로 정의내려지고 때론 평가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식은땀이 자꾸만 났다.
심지어 어느 날에 자주가던 온라인 서점 에세이 부문 베스트셀러 카테고리의
첫 페이지에 내 책이 나타났을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이렇게 무섭고 숨쉴 때마다 부끄러워지는 일인 줄 알았더라면
일찍이 세상의 모든 작가들을 존경했을텐데!
아주 약한 바람에도 나의 모든 글들이 흔들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 때마다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리고 위로 받고 용기를 냈다는 독자들의 후기를 읽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조금더 욕심을 내자면, 책으로 인해 마침내 행복해지는 사람이 누구보다 나와, 우리 가족이었으면 한다.
간절한 일은 종종 욕심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법이다.
이제는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려 한다.
어떤 글을 쓸까 한참이나 고민하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써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인 못말리는 감정들에 대해서일 수도 있고,
내가 사랑하는 나의 직업에 대한 것일수도 있다.
글을 쓰고 직면하는 것의 힘을 여전히 믿고 있다.
* 브런치 독자님들 덕분에 책을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보내주신 응원, 건네주신 마음 모두 감사드립니다. :)
독자님들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언제나 아름다운 기억으로 쓰여지길,
앞으로도 브런치 안에서 글과 마음으로 만나요!
감사합니다.
▼ 《딸의 기억》관련 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