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강사를 시작한 지 6년 차에 들어서고 있다. 한국어 강사를 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한국어 강사가 뭐예요?"라는 질문이었다.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 한국어 강사라니... 좀 뜬금없기는 하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질문을 받으면 내 대답도 딱히 친절하지는 않은 것 같다. "외국 사람들한테 한국어를 가르쳐요." 친절하지 않다는 표현보다는 음.... 직설적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다. 다른 말로 설명하기도 어렵고 당연한 대답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무언가를 가르치면 선생님, 가게를 하면 자영업자, 유튜브를 만들면 유튜버. 한국어를 가르치면 '한국어 강사' 이 이상 적절한 대답은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대학원을 다닐 때 중학교 동창회에 간 적이 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끼리 요즘 뭐 하냐는 일상적인 이야기가 오가던 중. 내가 대학원에서 '한국어 교육'을 전공한다고 말하자 친구 중 한 명이 나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너 한국어 몰라?"
그랬다. 내 친구는 '국어'와 '한국어'라는 단어의 차이를 평소에 생각한 적이 없었을 것이다. 친구 입장에서 학교에서 배운 국어와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고 있는 한국어의 차이는 따로 구분할 필요 없는 단어였던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한국어 강사'를 한다고 사람들에게 말하면 사람들은 학교에서 배운 '국어'라는 단어가 아닌 '한국어'라는 단어가 매우 어색하게 들리는 것 같다.
그래서 대학원에서 사용하는 한국어교육 관련 전공들의 이름을 보면 '외국인'이라는 단어와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 등과 같이 사용하면서 '한국어'라는 단어가 가진 특징을 부각하고자 한다. 그리고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이지만 한국어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중도입국자녀, 다문화가정 부모, 자녀 등과 같은 경우가 이에 속한다.
2022년 국립국어원 자료를 보면 현재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 57,486명이라고 이라고 한다. 5만 명이 갖고 있는 자격증이라면 꽤나 많은 것 같은데... 아직 한국어 강사라는 직업이 사람들에게 생소한 걸 보면 한국어 강사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임은 확실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년이 다 되는 시점에서 아직까지 한국어 강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꽤나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