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잡학'이야기

잡학: 여러 방면에 걸쳐 체계가 서지 않은 단편적이고 잡다한 지식

by 따수이


● '알쓸신잡'을 보다가 나온 이야기
Q. 잡학의 관점으로 세상을 조망하는 것이 우리가 체감하는 일상에 도움이 될까?
A. 우리가 고등학생 때까지는 잡학으로 살다가, 대학이나 대학원에 가서는 전문을 배우더라도 평생을 살아갈 때는 고등학생 처럼 살 필요가 있다고 생각 든다. 인생을 한 번밖에 안 사는데, 그러면 내가 배운 전문적인 지식으로만 세상을 살기 어렵다. 결혼하려면 사람의 마음도 알아야 하고, 살다 보면 슬픈 일도 감당해야 한다. 그러니 (시험을 보지 않는) 고등학생처럼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드는 생각이었다.

'나는 욕심이 많다.'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가보고 싶은 것도 많다.

언제부터 그랬을까를 생각하면, 책을 통해 많은 세상을 알게 되었을 때부터였다.


나는 세상을 계산적으로 볼 때가 많았고, 이공계열이라는 핑계로 그와 같은 사고를 나도 모르게 정당화해온 것 같다. 그리고는 그 과정에서 왠지 모를 공허함을 느꼈었더랬다.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어떻게든 채워 넣기 위해서 바쁘게 정신없게 일정을 채워 넣었다. 세상에는 나처럼 '불안'을 늘 지니고 사는 사람밖에 없는 줄 알았다. 그리고 세상을 좀 더 알게 되었을 때, 세상에는 그 불안을 잘 해소하고 심적 편안함과 여유를 즐기며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신기하고 또 소망이 되었다.


'늘 불안을 가지고 쫓기듯 사는 게 당연한 게 아니구나...'


나는 이 사실을 나와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하루라도 빨리 알았으면 좋겠다. 이 사실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내가 우물 속에서 여기가 우물인지, 또는 내가 아는 전부인지를 깨닫게 하는 큰 차이를 낸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책을 들어 읽게 되었고 그 책이 '독서'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몸소 경험한 사람의 책이었기 때문에, 나에게 독서에 대한 습관을 동기부여 하는 데에 확실한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2년째 독서를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나의 평생 습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이 없이 보내는 나의 여유시간들은 거의 없을 정도로 나에게 일상이 되었다.


독서를 하면서 알게 된 게 있다. 그게 바로 서두에 이야기 한 '나는 욕심이 많다'라는 것이다.


1. 처음에는 나를 알기 위해서 시작했던 독서가 점점 나를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만드는 독서가 되어, 심리학, 명상, 대화법, 청소법, 달리기, 식사법과 같은 다양한 카테고리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이 모든 독서들은 나의 일상을 바꿔주었다.


2. 그리고 독서법에 대해 알려주는 수많은 자기 계발서는 나를 더 다양한 장르의 독서에 대한 마음을 열게 해 주었고 경제, 경영, 과학, 역사에도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3. 30년 간 살면서 소설책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던 나는 '나는 창의성이 부족한 사람이야'라고 단정 짓고 살았다. 그런 내게 사고력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문학 읽기'는 정말 나를 사람답게, 심장을 지닌 사람으로 스스로를 느끼게 만들어줬다.


그래서 나는 '잡학'을 추구하는 사람이 되었다.

새로운 지식도 두려움이나 배척보다는 호기심과 재미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고,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가끔은 '이렇게나 욕심이 많을 수 있나?' 생각이 들면서도 다양한 세계를 포용할 수 있는 나 자신이 좋았다.

그래서 알쓸신잡에 나온 그 패널의 질문이 너무나 통쾌하면서 고마웠다. (BTS 멤버였다ㅋㅋ) 그리고 다른 패널의 대답이 명쾌했다. 그래, 고등학생 때는 잡학이 참 싫었지만 지금 나는 잡학이 좋다. 다이내믹한 삶을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잡학을 즐기지 않는다면, 내가 꽉 막힌 사람처럼 느껴질 것 같다.



가끔은 우선순위가 잘 잡히지 않아 스스로 혼란스러울 때도 있지만 이 또한 과정이러라. 다시 한번 이 과정에서 깨달은 바가 생기게 되면 글로 남길 것이다. 아직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에.


그리고 나는 계속해서 잡학을 추구할 것이다.

고등학생처럼 사는 것.

시험은 안 봐도 되지 않은가? 충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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