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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노우맨 Jun 18. 2023

같이 밥 먹기 싫은데요

외로운데 안 외로워, 혼자 잘 노는 법


수노우맨씨는 스스로 왕따 하잖아


점심시간이 되면 남들보다 1분 일찍 일어나서 사라집니다. '수노우맨씨는 스스로 왕따 하잖아 ‘ 잔소리를 듣는 것도 익숙해요. 오늘도 점심시간에 샌드위치를 먹으며 홀로 글 쓰기를 선택합니다.


혼자 도대체 뭘 하고 놀아요?


직장 동료가 물었습니다. '혼자 도대체 뭘 하며 놀아요? 외롭지 않아요?' 그 질문을 받고 보니 문득 저도 궁금했습니다.


혼자 잘 노는 저도 때때로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었기 때문에 의아했어요. 왜 어떨 땐 외롭고, 어떨 땐 혼자 신나게 잘 노는 걸까.




하늘나무를 심으세요


제 마음속에는 '하늘 나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적 지어낸 말입니다. 사람이란 하늘을 품고 있는 나무가 아닐까.라는 상상으로 만들어 낸 단어이지요.


하늘처럼 높고 넓은 생각(미래, 상상, 꿈 등)을 가진 존재는 인간뿐입니다. 저는 여러분 각자의 하늘나무를 심으라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하늘 나무를 자라게 할 영감 한 방울이 필요합니다.



멍하니 있으면 외롭습니다


종종 혼자 있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넷플릭스를 하루종일 보는데 그다지 즐겁지 않고, 그렇다고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자니 그 정도의 의욕은 생기지 않는다고요.


그런데 사실 즐거운 일을 찾으면 혼자 보내는 시간도 그다지 외롭지 않습니다. 넷플릭스가 지겹고, 사람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자리라면 당연하게도 지루함을 느끼고 외로운 기분까지 듭니다.



만약 그 영화가 너무 재미있었고, 영화의 배경이 된 곳에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어떨까요? 배우의 이력도 찾아보고, 여행 계획도 세워보게 되겠지요?


무언가를 좋아하고 몰입하면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됩니다. 어떤 일에 완벽하게 집중할 땐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습니다. 그리고 몰입이란 혼자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한 일입니다.


혼자서 잘 놀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더라도 공허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나에게 어떤 자극을 주는 사람을 만나야 에너지가 채워지는지 잘 모르고 그냥 아무나 만나서 술잔 기울이기에 급급 할 테니까요.



그래서 혼자 뭘 하고 놀아야 될까


혼자 있는 시간에 내 안의 영감, 나의 하늘나무를 깨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언가를 보거나, 읽거나, 듣거나 해야 합니다.


사실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경우는 매우 빠른 속도로 우리 머릿속에 메시지를 집어넣고 영상미를 보여주느라 바쁩니다.


내 안의 친구가 일깨워지지가 않아요. 그냥 마구잡이로 들어오는 거죠.



반면 전시회에 가서 그림을 보고, 책을 읽거나, 피아노를 치는 등의 경우는 다릅니다. 속도가 천천히 이루어지고, 우리는 그 순간에 생각을 하고 집중하게 됩니다. 내 안의 친구가 물어봅니다.


이 그림의 어떤 부분이 맘에 들어? 이 책에서는 몰입하는 것이 행복감을 준다고 하는데,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겠어? 이 악보의 이 부분을 좀 다르게 연주해 보면 어떨까?라고요.


결국 내가 능동적으로 행동하거나 생각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제일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건 어딘가를 걸어보는 거예요. 저는 프로젝트 하나가 끝나면, 사람이 없는 평일 중 휴가를 내서 서울에 갑니다.


수많은 가게와 여러 사람들의 옷차림, 말소리, 풀 냄새. 온갖 자극이 느껴지거든요. 그냥 집 앞의 공원이라도 괜찮으니 일단은 나가서 오감의 자극을 느껴보는 게 좋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커뮤니티에 가입해 보는 것입니다. 부동산 모임, 기타를 치는 모임 등 원하는 모임에 나가서 사람들과 스터디를 해보세요. 혼자 있는 시간엔 동기부여가 되고, 같은 목표나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는 깊게 소통하기도 합니다.



너무 외톨이처럼 보이는데?

너무 외톨이처럼 구는 게 아닐까?라고 고민해 본 적도 당연히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내면을 강화시키는 시간이 있어야,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더 잘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저 맞춰주는 관계는 금방 지치거든요.


싫어하는 일은 거절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일에는 적극적으로 에너지를 투입하다 보면 오히려 나와 잘 맞는 사람들을 빨리 찾게 됩니다. 외톨이처럼 굴 때가 있어야 더 진정한 관계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죠?


여러분의 하늘 나무는 어떤가요? 어떤 생각들로 본인을 채우고 있는지, 어떻게 가꾸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할 때 집중하게 되는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저는 내일 하루도 기대가 됩니다. 그 넓고 높은 하늘을 어떤 색으로 채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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