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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5) 해외로 나가는 간호사들

-저는 한국에서 계속 간호사를 하고싶어요-

by 에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혐오와 조롱의 민족-

'간호사들 그거 의사 따까리들 아니야, 꼬우면 공부 잘해서 의대 갔어야지.'

'이래서 아들엄마, 아들엄마 하나봐. 왜저래. 그러면 애 맡기지말고 가정보육 해야지.'

'이래서 개빠들은 싫다니까. 니들 개 니들이나 좋다고.'

'공무원들 철밥통인데 책임감도 없어. 민원 안넣으면 자기들 일 아니지.'

'그럴거면 자영업자 하지 말았어야지.'

(실제로 제가 본 댓글들을 순화시킨 내용이에요...)




요즘 커뮤니티의 댓글창은 전쟁터 같아요.

의사소통을 하려는 게 아니라, 서로를 혐오하고 조롱하기 위해 사는 것처럼 보여요.

image.png?type=w773 AI 생성 이미지(출처: chat GPT)



간호사는 해외가 답이라고 해요.

국내와 달리 태움의 문화도 아니고, 연봉도 높으며, 워라밸도 챙길 수 있다고 합니다.

의사들도 욕먹고 있는 이 나라에서 간호사를 하기란ㅡ


솔직히 이제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해외로 오세요! 주 2일 일하고 연봉이 1억!"

이런 얘기를 들을 때 마다 솔깃해져요.

' 영어공부를 조금만 더 얹어서, 엔클렉스를 따볼까?

역시 나도 해외에서 간호사를 하고싶다. '



그런데


사실 저는 영어를 잘 못해요.

다른나라의 언어에 대한 두려움도 큽니다.

해외는, 저에게 늘 너무 먼 얘기였어요.


하지만 요즘

혐오와 조롱은 그 두려움보다 더 무섭습니다.

"이 나라를 떠야하나"

이 생각은 점점 진심이 되어갑니다.




곰곰이 생각을 해봤어요.


그래도 저는요, 한국이 좋아요.

인터넷이 빠르고, 배달도 잘되고, 게임을 싫어하면서도 게임을 잘하며

밤늦게까지 술을 마실 수 도 있고, 언어가 통하며,

내가 자라온 한국이라는 나라가 너무 좋습니다.



저는 고향이 지방인데, 떠나온지 8년째지만 아직까지도 마음속에 고향은 그렇게도 사랑스럽습니다

그러니 내 모국, 내 나라 한국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무리 나쁜 얘기가 들려도 어쩔 수 없이 좋은가봅니다.


조국에 대한 애정은 어쩔수 없나 봐요.

저는 해외 간호사가 되고싶었던 게 아니였어요.

혐오가 없는 한국에서 간호사를 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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