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11) 출산의 시계는
왜 멈춰있을까?

by 에스


꽤 오래전부터 궁금했던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왜 사람의 수명은 계속 늘어나는데,

출산 가능한 연령은 늘어나지 않을까요?


초경은 여전히 10대 초반, 폐경은 50대.

그렇다면 지금 시대에 맞게 초경은 20대, 폐경은 70대여야 맞는 거 아닐까요?


생각해보면 참 묘한 일입니다.

취업도, 결혼도, 퇴직도 늦춰지고 있는데,

자궁만은 시계가 고정된 듯 움직이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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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빨랐고, 진화는 느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람의 수명이 늘어난 건 ‘진화’가 아니라 ‘기술’ 덕분입니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감염병을 이기고, 수술도 정밀해지고, 조기 진단이 가능해지면서

사람은 더 오래 살 수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우리 몸은 수천 년간 축적된 유전적 설계를 따라 움직입니다.

특히 여성의 생식기관은 아주 보수적인 시스템이에요.




왜 자궁은 ‘늙지 않는 법’을 배우지 못했을까?


여성의 난자는 태어날 때 이미 대부분 만들어 지는 양이 정해져 있고, 갱신되지 않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난자의 수와 질이 떨어지고,

염색체 이상 등으로 출산 위험이 증가합니다.


또한 ‘조부모 가설’처럼, 생식보다는 양육을 돕는 역할에 더 적합하게 진화한 것이란 해석도 있어요.

즉, 수명은 늘어도 ‘생식 가능성’은 무한히 늘릴 수 없는 구조인 거죠.



자궁은 시대를 거스르는 중입니다.


결국, 자궁이 우리를 응원하지 않는 게 아니라

아직도 원시 시대의 생존법칙을 따르고 있는 것일지 모릅니다.

의료기술이 진화보다 빨랐고,

우리 몸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거예요.


100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하지만 우리 몸의 생식 시계는,

여전히 조용히 50대쯤에서 멈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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