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4

by 이서


#주말은 역시 힘들다. (내안엔 대충이란 벌레가...)


#여행 가려는데 어째 계획대로 되지 않아 우왕좌왕......원래 계획적으로 여행가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이번엔 유독 아수라장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지난주에 이어 손 the guest 정주행 중. 공포는 한상 흥미롭다. 예전만큼 귀신은 무섭지 않은데 질병, 재난, 사고는 오히려 더 보기 버거워진다.


#손 the guest의 귀신은 아주 오래된 “악” 그 자체이다. 그런 의미에서 죽은 자의 원혼 설화에 기반을 둔 여고괴담이나 알포인트 같은 영화보다는 절대악의 공포를 담고 있는 곡성이나 검은 사제들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한국 공포 영화/드리마에서 공포의 대싱은 대체로 개별적인 악(원혼)에서 보편적인 악(악마)으로 변화하고 있는 느낌이다.


#공포영화는 늘 현실에 민감하다. 곡성-검은사제들-손 the guest까지 이어지는 공포의 고리 하나는 불신과 의심이다. “누가” “어떻게” 나를 해치러 오는걸까의 문제라기보다는 “진짜” 악/귀신이 누구이며, 이 악이 “진짜”인가의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의심한다. 그리고 그로 인한 끔찍한 불안과 공포가 스토리를 지배한다.


#”악의 진위”조차 의심이 된다는 점에서 “누가” 괴물인지를 의심하는, 타인이 괴물일지도 모른다는 “the thing”/“기생수”의 공포와도 좀 다른 느낌이다. 관객은 스스로조차 의심하게 된다. 정말 저기에 “악”이 있는 걸까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맺힌 귀신이라는 컨셉이 (이미 많이 소비되어) 과거만큼 매력적이지 않아서 일 수도 있지만) “죽은 자의 복수”를 더이상 믿지 않는 건가 싶기도 하다. 약하고 희생된 자의 복수. 억압되고 착취된 자가 돌아오는 것은 불가능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거라 우리는 이제 원혼조차 무섭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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