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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룸 Apr 19. 2024

미혼, 아파트로 이사하다

삶의 질 수직상승

누군가 내게, 혼자사는 미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두말없이 '안전하고 넓은 집'이라고 하겠다. 혼자 사는데 무슨 공간이 그리 필요하냐고 묻는 사람들에게는, 혼자서도 넓고 안락한 공간에서 지낼 때 정신과 육체가 풍요로워진다고 말할 수 있겠다. 


지금의 나는 주말에는 베란다로 쏟아지는 햇빛을 맞으며 원고의 초안을 작성하고, 나의 자산계획을 세우고, 거실 넓은 공간에서 요가매트를 깔고 운동을 한다. 


아파트로 이사오기 전까지 나는, 기혼들이 아이와 함께 아파트에 사는 것을 부러워했었다. 나는 아파트에 살 수 없을 거라고 나 자신을 단정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내가 직접 20평대 아파트로 이사를 하고 나니 느낀 점은, 20평대 아파트는 1인가구에게 적합하다는 점이다. 

사시사철 입는 옷을 위한 방 하나, 그리고 침실 하나, 마직막으로 운동방 이렇게 세개의 방이 필요하고 거실에는 소파를 두어도 좁아보이지 않을 공간이 필요하다. 


이사를 하고 나서, 방 하나를 옷으로 가득 채우고 나서 나는 생각했다. '이 공간에서 남편, 자식, 세명이서 이 좁은 20평대에서 세명이 복작복작 살면 행복할 것 같아? 내 방도 없고, 내 운동방도, 내 서재도 없이 정말 그 삶이 행복하겠어? 나는 내 자신에게 끝없이 되물었고 결론은, '20평대 아파트에서 누군가와 사는것은 내게는 행복할 수 없다.'였다.


이제는 회사 사람들이 안쓰러워 보인다. '이 좁은 공간에서 3-4명이 복작복작 산다고? 내 옷방도 없고, 나만의 공간도 없이 매번 타인과 마주쳐야만 하는 20평대 아파트에서 산다고? 이게 가능하다고?' 


회사에서 마주치는, 미혼에게 훈수를 두는 기혼의 단점중 하나는, 미혼에게 마치 결혼이 모든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처럼 말하곤 한다는 점이다. 

예전의 나라면 그 말에 설득되었을 테지만 지금의 나는 그 말들은 다 헛소리라는 것을 안다. 행복하다고 꼭 표현해야만 자신의 현재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이어나갈 이유가 생기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버렸다.


행복한 미혼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나는 알려주고 싶다. 아파트 생활을 시작해보라고. 그것만으로도 당신의 삶의 만족도는 수직 상승하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모든 1인가구의 안락한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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