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진짜 속마음> 프롤로그

아이의 말은 왜 항상 다르게 들릴까

by 신 작가 수달샘

아이는 분명히 말했다.
“알겠어.”
그 말을 듣고 어른은 안심했다.
이제 이해했겠지, 이제 그만하면 되겠지.

하지만 다음 날, 아이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하지 말라 했던 것을 또 하고,
약속했던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얼굴이다.

그때 어른의 머릿속에는 거의 같은 문장이 떠오른다.
“도대체 말을 듣긴 듣는 걸까?”

사실 아이의 말이 문제라기보다,
아이의 말과 어른의 해석 사이에 틈이 생긴다.

아이에게 “알겠어”는
‘완전히 이해했다’는 뜻이 아닐 때가 많다.
지금은 더 듣기 싫다는 뜻일 수도 있고,
혼나지 않기 위한 가장 빠른 탈출구일 수도 있다.

어른은 말을 결과로 듣고,
아이는 말을 상황을 넘기는 도구로 쓴다.
여기서부터 엇갈림이 시작된다.

“하지 말라 했는데 왜 더 하는 걸까.”

이 질문은 사실
아이를 향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어른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에 가깝다.

나는 이 아이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를
정말로 들어본 적이 있었을까.

아이의 말은 종종 너무 짧고,
너무 단순해서
어른이 기대하는 설명을 담지 못한다.

“몰라.”
“그냥.”
“싫어.”

이 말들 뒤에는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말로 만들기엔 아직 복잡한 마음이 숨어 있다.

아이들은 마음을 먼저 느끼고,
말은 그 다음에 배운다.
그래서 말은 늘 마음을 다 담지 못한 채 나온다.

어른이 아이의 말을 오해하는 순간은
아이를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언어를 어른의 언어로 번역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이를 설득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한 기록이 아니다.
아이의 말을 다르게 듣는 법을 연습하는 이야기다.

말이라는 껍질 안에 들어 있는
아이의 진짜 속마음을
조금 천천히, 조금 덜 단정적으로 바라보는 연습.

그것만으로도
아이와의 대화는 생각보다 많이 달라진다.



오늘의 한 줄 ☕

아이의 말이 이해되지 않을 때는,
아직 말이 되지 않은 마음이 먼저 있다는 걸 떠올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