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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카엘라 Sep 02. 2017

소유욕과 과시욕에 대한 고찰

한국 역사 상 그 어느 시기보다도 지금이 물질적인 것을 소비하고, 소유하며, 그 획득에 대한 과시욕이 마음에 도사리기 쉬운 환경인 것 같다. 사람들은 그것을 비판하면서도 따라가고, 그 흐름에 올라타거나, 아예 그 흐름에서 빠져나와 외면하거나 저마다 각자의 선택을 내린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소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면 생필품 이상의, 이미 필요 이상의 것들이다. 그 필요 이상을 누리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소비하기도 하고 소유함으로써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 소비와 소유를 통해 얻는 행복은 사실 얼마 가지 않는다. 마켓은 위로 끝도 없이 열려있고, 그걸 구매하는 소비자층도 위로 끝도 없다. 끝이 있다면 뭐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쯤 될까.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쉽게 망각한다. 너무나도 중심을 잡기 어려운 환경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백 번씩 우리는 소비를 조장하는 광고를 보고, 미디어를 접하고, 소비에 열광하는 사람들과 마주한다. 아끼라고, 노력하라고, 성실하라고, 정의롭게 행동하라고, 예의 있게 배려하며 서로 잘 살자고 이야기해주는 이는 더 이상 없고, 경쟁에서 이기라고 소비하라고 보이는 소유물이 많은 것이 쿨하고 멋진 거라고, 남보다 내가 더 잘나야 하는 거라고 부추기는 사회적 분위기만 남은 것이다. 거기에 더해 오지랖이나 꼰대와 같은 언어 프레임으로 남일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사람들한테까지도 입막음을 한지 꽤 오래다. 그 결과일까. 더 이상 우리에게는 애정 어린 쓴소리를 해줄 친구도, 선배도, 선생님도, 가끔 어떤 이들에게는 부모 조차.. 그 어떤 조언자도 남지 않았다. 다들 자기 먹고살기 바쁘고, 삶을 오롯이 살아나가야 하는 것이 힘들고, 그 와중에 소비하고 소유하며 찰나의 행복을 쳇바퀴처럼 느끼고 돈 벌고 돈 쓰고 해야 하기에..


결과적으로 보통의 우리는 대부분 이 스트레스 상황에 취약하다. 오히려 아예 상류 계층이 하는 소비나 생활에 대해 모르거나, 관심이 없거나, 관심 가질 시간이 없거나, 액세스가 없거나, 혹은 단절되어 있는 예를 들면 방글라데시, 부탄, 티베트의 국민들은 상대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고통받을 일이 없다. 그런데 한국처럼 경제대국이면서 인터넷이 발달해 타인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소비생활 엿보기에 접근성이 높은 우리에게는 이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쉽게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해결책이 있다면 무엇일까?

뻔하지만 결국은 스스로 중심을 잘 잡는 것이다.


이 사회에서 살면서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이 스트레스에 과하게 동요하거나 힘 뺄 이유가 없으니까.

이제 그만. 나를 갉아먹는, 비정상적인, 이 물질적 가치에 대한 찬양의 향연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다시 나만의 가치 기준을 되세우자.

성실, 노력, 예의, 배려, 정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 등과 같은 비물질적 가치를 중시 여기고,

약이 되는 조언을 해주고, 잔소리해줄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가까이 곁에 두자.

욕심을 버리고 지족가락 하면서 내게 주어진 일을 성실히 멋지게 잘 해냄으로써 매일 작은 성취감을 갖는 것이 욕망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이다.


어느 주례사에서 발췌된 말로 비교하면 비참해지거나 교만해진다고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활자로 살면서 비교를 통해 얻는 이득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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