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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잠시 미술관 좀 다녀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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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 Mar 14. 2018

[뉴욕미술관]프릭컬렉션(Frick Collection)

The Frick Collection : 1935년, 프릭의 저택으로.

이 매거진에서는 처음으로 뉴욕의 미술관을 소개하지만, 프릭 컬렉션은 2주간의 뉴욕 체류기간 중 가장 마지막으로 방문한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얀 반 에이크, 윌리엄스 터너, 도미니크 앵그르 등 거장의 작품뿐만 아니라 명성에 비해 비교적 적은 작품이 세상에 공개된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작품 등을 소장하고 있다. 전시장 내부에서 유일하게 촬영이 가능한 아름다운 가든은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느낌을 주고, 프릭 컬렉션의 느낌이 가득한 기획전시들은 유종의 미를 제대로 거두게 해 준 곳이다.

The Frick Collection : 1935년, 프릭의 저택으로.

프릭 컬렉션은 피츠버그의 창업자였던 헨리 클레이 프릭 (Henry Clay Frick, 1849-1919)이 모아들인 컬렉션을 중심으로 1935년 개관한 미술관이다. 이 프릭 컬렉션에서는 헨리 클레이 프릭이 생전 살았던 주택을 중심으로 그의 컬렉션을 공개하는 미술관이기에 아름다운 저택의 모습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들어선 전시장 내부에는 앞서 설명한 회화, 조각 작품 외에도 프릭의 안목을 엿볼 수 있는 가구와 실내 디자인 덕분에 황홀해진다.

전시 관람을 위해 입구에 들어서면 높은 천장 위로 아름다운 샹들리에가 아름답고 우아하게 공간을 장식하고 있다. 프릭이 사랑하던 그 저택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 한 이 공간은 화장실부터 복도까지 우아하다.

프릭의 실내 정원.

펜리 클레이 프릭은 자신의 저택의 조화를 위해 세심하게 작품을 수집한 것으로 유명하다. 15-18세기 유럽의 회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작품을 각각의 아름다운 방에 위치하여 관람의 재미를 높인 이 프릭의 컬렉션들은 로코코, 신고전주의, 사실주의 등 아름답고 고아한 표현으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이 대다수다. 게다가 펜리 클레이 프릭이 사망한 후, 그의 딸이 1935년 미술관으로서 재단장을 하여 세상에 저택을 선보인 이후에도 컬렉션 수집은 다방면으로 넓어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에드워드 드가의 작품과 르누아르의 초기 작품과 20세기의 아름다운 작품들까지 소유하고 있다. 프릭 컬렉션은 아름다운 도서관을 포함하여 실내 정원, 실외 정원과 West Gallery, Enamel Room 등 많은 갤러리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래 프릭이 살던 저택을 미술관으로서 활용한 것이기 때문에, 미술관으로서 용도를 변경하기 위해 2개의 갤러리가 추가되었다고 한다. 각각의 방은 용도와 테마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며, 작품 한점 한점 개별적으로 감상하는 것보다 이 프릭의 저택을 감상하는 것이 관람 포인트라고 볼 수 있겠다.

클레이 프릭의 '여인들'

James McNeill Whistler (1834–1903), Symphony in Flesh Color and Pink:Portrait of Mrs.Frances Leyland

수집한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람하는 이들에게 재미있는 스토리를 선사하는 프릭 컬렉션에는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좌측의 제임스 휘슬러의 작품일 것이다. 이 작품은 재미있게도 초상화가 아닌 추상화인데, 색과 색 사이의 '심포니'에 몰두하던 휘슬러가 만들어낸 이 환상적인 여인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이와 얽힌 스토리를 추측하고 상상하게 한다. 많은 이들은 작품의 피사체인 여인에게 얽혀있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상상하겠지만, 특별히 색과 그 색으로부터 탄생한 감정의 이야기들이 인물로서 구현된 것을 상상하면 여인 그 자체보다 '살색과 분홍의 심포니'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작품은 2015년 프릭 컬렉션에서 진행된 <Leighton’s Flaming June>展에서 영국의 작가 레이톤(Leighton,1830-1896)의 작품과 함께 전시되기도 했다. 순수한 예술의 형태를 추구하면서 고전 세계의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모티브에서 이상적인 자신만의 방식을 찾은 레이톤의 작품과 비슷한 목적적성을 가지고 있지만, 현대의 이미지를 차용한 휘슬러의 작품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함께 비교되며 회자되기 때문이다.

이 레이톤이라는 작가가 "예술을 위한 예술(art for art’s sake)"로서의 여인들을 화폭에 담아낸 것처럼 휘슬러 역시 색과 색 사이의 변주를 예술을 위한 예술로서 담아내려고 했던 선구자 임은 분명하다. 그런 휘슬러에 대한 긍지는 프릭 컬렉션 전반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얀 반 에이크, 윌리엄스 터너, 도미니크 앵그르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하고 있는 프릭 컬렉션이지만, 휘슬러의 프랜시스 래이랜드 부인을 모델로 한 작품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아름다운 여인들의 모습이 담긴 작품이 눈길을 끈다. 전체적인 조화와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펜리 클레이 프릭의 취향을 작품으로서 감상할 수 있다고 할까. 특히 Dining Room 공간에서는 아래의 존 호프너의 작품을 포함한 고전시대의 고아한 귀족 여성들의 초상화를 감상할 수 있다. 회화작품뿐만 아니라 조각에서까지 아름다운 여성들의 이상적인 모습을 표현한 작품을 관람 가능하다. 아무래도 프릭의 미(美)에 관한 예찬이 이런 방식으로 구현된 것은 아닐까. 작은 추측을 하기도 했다.

John Hoppner (1758–1810), The Ladies Sarah and Catherine Bligh

또한, 이 프릭컬렉션은 단지 컬렉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세한 연구를 바탕으로 꼼꼼히 만들어 낸 '미술관'임이 분명했다. 전시를 관람하게 되면 무료로 대여 가능한 오디오 가이드는 전시장 규모에 비해 꽤 많은 오디오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단순히 연혁이나 소장 의의에 대한 설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적 가치와 그 소장품이 진열된 방과의 조화에 대해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점이 그렇다. 따라서 전시를 관람하며 그가 심취해있던 예술을 미적으로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문적인 가치를 습득하고 갈 수 있었다.

아름다운 정원

프릭 컬렉션은 내부 정원공간과 외부 공간을 제외하고서는 촬영이 불가능하다. 회화나 조각을 제외한 가구들 역시 모두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들일뿐더러, 바닥과 벽의 장식, 그리고 전반적인 공간 모두의 인테리어가 이 프릭 컬렉션의 전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진 촬영시 발생하는 전자파와 플래시는 작품에 큰 손상을 줄 위험이 있어 금하고 있다. 하지만 촬영이 가능한 실내 정원은 연못과 함께 아름다운 모습을 사시사철 유지하고 있어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아름다움에 심취한 프릭의 안목과 그의 자취가 느껴지는 듯 한 저택은 방문만으로 행복하다. 이곳에서의 시간들은 그의 컬렉션의 시간에서 멈춘 듯 천천히 그리고 편안하게 흘러간다. 폭신한 양탄자 위를 걸을때나 오래된 역사를 지닌 조각들을 코 앞에서 볼 때 모두 단지 미술관에 방문하는 것이 아닌 그의 그 시절로 돌아가게 되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The Frick Collection

Frick Collection은 Thomas Hastings가 디자인하고 1913-14 년에 건축한 Henry Clay Frick (1849-1919)의 이전 거주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1931 년 프리크 (Frick) 여사가 사망한 후 건축가 존 러셀 교황 (John Russell Pope)이 건물을 변경하고 추가했으며, 1935 년 컬렉션이 공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