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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 Mar 28. 2018

[뉴욕 미술관] 뉴뮤지엄(New Museum) 2

 외계인을 상상해 보아라. 신도 좋다. 나는 당신이 그린 상상의 누군가의 머리가 크거나 작거나, 혹은 눈이나 입이 비정상적으로 크더라도 우리가 보고 자란 것을 바탕으로 만든 것임을 확신한다. 보편적인 창의력은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주 새로운 것을 경험할 때는 어떤가. 당연히 매우 충격적이고 낯설 것이다.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심지어 이해조차 어려울 수도 있다. 예술도 다르지 않다. 접하지 않은 것들은 늘 두렵고 난해하여 이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인간이 끊임없이 우주로 나가고자 하는 심리와 같지 않을까. 뉴뮤지엄에서의 하루가 낯설고 다소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두려움에 깔려있는 순수한 호기심에 초점을 맞춘다면 어떨까.







사라 마이젠 하이어의 윈도우 프로젝트



사라마젠하이어_Sara Magenheimer (b. 1981, Philadelphia, PA)의 작업이 뉴뮤지엄 근처의 쇼윈도에 디피되어 있다.

 

 내가 뉴뮤지엄을 방문했을 2018년 1월의 겨울에는 다음 전시 준비 중이라 많은 전시를 경험하지 못했다. 하지만 사라 마젠하이머(Sara Magenheimer ; b. 1981, Philadelphia, PA)의 전시 <NOON>으로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사라 마젠하이머는 뉴욕을 기반으로 비디오, 사운드, 퍼포먼스 등 전위예술을 펼치고 있는 작가다. 그는 다양한 미디어를 작업하며 이미지와 텍스트를 대담하게 조합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혼란과 충격을 준다. 작가는 음악과 콜라주 기법, 그리고 전통적인 필름 편접 기법들을 사용하여 이미지와 텍스트의 혼란스러운 배치로 언어를 교란시키고 모호하게 만든다. 이런 다소 '정신없는' 이미지와 텍스트, 그래픽 등의 병치를 통해 시각과 언어적 신호가 변이 되는 과정과 함께 어떻게 다양한 경로로 진행되는지 보여준다.


 

 내가 뉴뮤지엄에 들어서면서 관람했던 이 두 개의 작업은 사라 마젠하이머가 뉴뮤지엄에 제안하여 231 Bowery Building의 쇼윈도에 설치한 작업이다. 이 작업은 "new series of window installations"의 일부로서, 1980년대에 시작된 새로운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이 작업을 포함하여 마젠하이머의 영화들도 박물관의 진행 중인 스크린 시리즈의 일부로 전시되고 있었다. 얼핏 보면 평범한 쇼윈도처럼 보이는 작업들은 때로는 미국을 상징하던 패스트푸드처럼 'nonfood'가 되기도 하고, 분명 모든 디피가 완료되어 손님을 기다리는 아직 켜지지 않은(no on) 옷가게처럼 연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연출들은 작가의 텍스트와 이미지, 그리고 오브제 사이의 간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동시에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이 곳 쇼윈도 외에도 현장에서 관람했던 작가의 작업들은 다소 혼란스럽지만 많은 이들의 흥미를 이끌만한 것들이었다. 







ANNA CRAYCROFT: MOTION INTO BEING


 앞서 설명했지만, 내가 뉴뮤지엄을 방문할 당시에는 전시 준비 중으로 인하여 많은 전시는 관람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쩌면 운이 좋다고 표현하고 싶다. 이 날 나는 뉴욕에서 Department of Education and Public Engagement’s Spring 2018 R&D Season: ANIMATION의 레지던시 작가 Anna Craycroft (b. 1975, Eugene, OR)의 전시 공간을 볼 수 있었으니. Anna Craycroft는 오레곤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자란 작가이다. 

  

Anna Craycroft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사람으로서의 자격'을 갖춘 인간과 그 '자격'의 조건에 대한 질문으로 전시를 이어나간다. 인간의 기준에 대한 논쟁은 점차 생명 전체로 확산되고 때로는 인공 지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외가 생기고 있다. 즉, 이성적이고 이론적인 담론이 점차 붕괴되며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 궁금증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는데, 그 방식이 흥미롭다. 


우선, 작가는 관람객이 들어서는 그 물리적인 공간을 애니메이션의 제작 장소로 개조했다. 영화로 비유한다면 일종의 세트장에 관람객들이 입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곳에서 관람객들은 작가에 의해 그의 논쟁에 대한 질문을 답하는 연대기적 촬영에 가담하게 된다. 


아마도 작가는 이 전시를 통해 일종의 롤플레잉과 의도치 않은 연기 등 '움직임(Motion)'을 통해 특정한 무언가(Human being)이 되는 현상을 목격하고 싶었던 것 같다. 특정한 오브제가 하나의 작품인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해서 작가가 만들고자 하는 애니메이션이 작품의 최종 목적인 것도 아니다. 작품을 하나의 과정 자체로 발의한 아티스트는 존재하지만, 모두가 함께 풀어내야만 답을 도출할 수 있는 전시의 진행 방식이 매우 흥미로웠다. 

 여행을 통해 이렇게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은 내가 기존에 알지 못했던 작가들과 그들이 살고 있는 세상을 단편적으로 구경하기에 아주 좋은 기회다. 여행이라는 흥분과 예술이라는 흥미로움이 더해져 평소에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구석까지 충만하게 차오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모국어가 영어는 아닌 덕에 다소 긴 시간을 작가의 의도와 큐레이터의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 고전 분투했지만, 덕분에 여행이 끝난 지금까지도 새로운 예술의 한 페이지를 조금이라도 들여다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오늘도 예술이 주는 힘을 믿으면서 글을 줄인다.




New Museum




위치

235 Bowery 
New York, NY 10002 
212.219.1222


개관시간                  

Tuesday & Wednesday 11 a.m.–6 p.m.

Thursday 11 a.m.–9 p.m.

Friday–Sunday 11 a.m.–6 p.m.


SKY ROOM

The Sky Room is open to the public on Saturdays and Sundays during Museum hours unless it is closed for a private event, which will be noted here in advance.


입장료             

General $18

Seniors $15

Students $12

Members Free

15–18 Free

14 and under  (accompanied by an adult) Free

THURSDAY EVENINGS

7 p.m.–9 p.m.: Pay-What-You-Wish
Suggested Minimum: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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