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알아도 알아요 라는 노래가사가 있다. 그러나 단지 노래가사만을 믿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가는, 인생이 휘청거릴 수도 있는 지금이다. 아버지는 장사를 하기 전 단지 가게가 프랜차이즈라는 것 하나만을 믿고, 블로그나 카페 등 가게를 알릴 수 있는 플랫폼에 가게에 대한 정보나,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을 알리지 않았다.
물론 프랜차이즈 특성상 위에서 내려오는 지침에 따라, 안주를 만들고, 발주를 해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 당장 어느 누구를 데려와도, 며칠간 시간을 투자해 알려주면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프랜차이즈를 선택한 이유도 기존에 재료를 공급하는 곳과, 레시피를 모두 알려주기에 위험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막힌 사실은 한국에 치킨집 수가, 전 세계 맥도널드 수보다 많다는 것이다. 전 세계 맥도널드수가 삼만 오천곳이 있다면, 한국에 치킨집은 삼만 육천 곳이 추정된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공급이 많기에, 아무리 유명한 프랜차이즈라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적어도 같은 프랜차이즈 안에서라도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의 필요조건은 가게만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나 음식이 되겠고 말이다.
출발점은 장사를 개업하는 날이 아닌, 장사를 준비하기로 결심한 날을 출발점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테이프 커팅식을 장사를 개업하는 날이 아
닌, 장사를 준비하기로 마음먹은 그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가게를 알릴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삼만 육천 곳의 치킨집 중, 자신의 가게로 손님들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것은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
모두가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고 이야기 없는 사람은 없다. 관건은 그 이야기를 누가 더 잘 알리고, 손님들의 가슴에 울림을 주느냐다. 아버지가 내게 선물한 교훈을, 내 책에 반영해보려 한다.
얼마 전 출판사와 책을 계약하며 소설을 출간 준비 중에 있다. 소설 속 이야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소설을 쓰기까지 나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책을 펼쳐볼 만한 타당한 이유를 선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땅한 이유를 선물하지 못한다면 나도 삼만 육천 곳의 치킨집처럼 많고 많은 것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
말로만 아버지의 사업을 분석하는 것이 아닌, 책을 홍보하고 독자들의 손에 쥐게 하는 과정을 거쳐 보려 한다. 입으로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매번 입만 늘리고 있다면 나는 입만 살았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예쁜 라면받침대로 라도, 책에 독자의 손때가 묻을 수 있도록 시동을 걸고 커팅식을 진행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