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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순심 Jun 25. 2024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을 읽고...

(feat. 사회복지현장을 바라보다.)

 은유 작가의  『해방의 밤』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노동 현장에서 겪는 노동자들의 이야기이다. 기회가 된다면 나도 사회복지현장에서의 고충과 장애 노동자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노동자가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는 불균형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화가 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범위가 적어서 책을 읽기를 회피하기도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택배 노동자에게 물을 건네기, 배달 물건이 늦더라도 문의하지 않기 등 아주 미약하다. 


 노동자가 목소리를 내어야 하지만 쉽지가 않다. 내가 일한 현장에서도 시설 장애인에게 맞은 사회복지사, 내 친구 병원에서 요리 수업하다가 정신장애인의 칼(빵칼처럼 연습용)에 찔려 사망한 정신 사회복지사 등의 소식을 들으면 우리는 무력해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애도나 위로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회복지 현장도 변해가고 있다. 근로시간의 초과에 대한 보상, 휴무에 대한 보상 등 목소리가 나온다. 사회복지사의 인권 향상은 시설 장애인의 인권만큼 보장되어야 하는 건 사실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소명의식 없이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을 마주할 때는 씁쓸함이 생긴다. 아마도 나는 관리자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들을 바라보는 꼰대였음은 틀림없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근무시간이 초과되지 않도록 인력지원이나 급여 인상이 필요하다. 예전에 직장동료가 시설 장애인에게 맞는 것이 두려워 아침마다 사직서를 품고 다녔다. 결국 그 장애인은 다른 장애인에게도 위협을 주었기에 퇴소했다. 만약 그 장애인이 장애인이 아닌 사회복지사에게만 위협을 가했다면 퇴소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사회복지사는 장애인을 보호해야하는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로 비치기 때문이다. 장애인을 보호하는 것이 사회복사지사의 의무라는 것에 반박하고 싶진 않다. 그러나 그들도 누군가의 자녀이고 부모이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환경에서 일하게 내버려 두면 안 된다. 


어느 한쪽이 기우는 것이 아닌 균형이 이루어진 노동 현장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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