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선생님이 올린 사진들에 의미를 담는 우리들
"세모 엄마, 우리 반 사진 봤어? 우리 육각이 빠졌는데 왜 빼고 찍으셨지?"
"아니, 우리 아이는 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을까?"
"우리 오각이 종이접기 한 게 모서리도 반듯하고 제일 꼼꼼하더라. 다른 애들 거 보니까 대충 한 것 같더라고."
세모의 친구 엄마들의 이야기를 듣자면, 교사인 나로서는 숨이 턱 막힐 때가 있다.
아이들이 참 예뻐서, 작품들을 보고 싶어 하실까 하여 올렸던 사진들 하나에 저런 해석들이 나올 줄은 꿈에도 상상 못 했기 때문이다. 동료 선생님들께서는 어느 순간부턴 사진을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25명의 학부모님들이 계시다면 보통은 너무 감사하다고 하시지만 그중 1, 2명의 학부모님들께서는 위와 같은 이유들로 사진을 내려달라고 요구하신다던지 당신들의 자녀들이 잘 나온 사진을 올려달라고 요구하시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세모의 사진들을 보면 그 부모님의 마음을 백번 이해할 수 있었다. 알게 모르게 장난하고 있는 모습들, 체육 활동 시간인데 V자를 날리며 미소 짓는 학생들 뒷 배경에 조그맣게 보이는 장난치는 세모의 모습!
'아... 분명 다른 학부모님들이 봤겠지? 창피하다...'
그러던 어느 날, 세모의 친구 엄마를 만났다.
"우리 동글이가 발표를 한 번도 안 하나 봐요. 우리 아이 발표하는 영상만 1년 동안 한 번도 올라오지 않았어요. 이렇게 소극적이어서 학교 생활 어떻게 하나요."
'난 세모의 적극성이 부끄러웠는데... 사진, 영상이 안 올라와도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엄마가 되고 보니, 교사가 되고 보니 알겠다.
우린 모두 세모는 세모 엄마의 아들, 동글이는 동글이 엄마의 아들, 육각이, 오각이는 육각이 오각이 엄마의 딸로 본다는 것을.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우리의 몸을 빌려 나온 또 다른 생명이다.
그러니 나는 우리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각자의 개인으로 봐주었으면 한다.
세모는 세모 모양, 동글이는 동그란 모양, 오각이, 육각이는 오각, 육각 모양으로 각자 다른 모양을 갖고 태어났다는 것을. 그 모양이 자라면서 모서리가 깎일 수도 있고, 때론 뾰족하게 모서리가 나올 수도 있고 아직 변화의 가능성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교사로서 아이들을 사진에 담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평가'의 감정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 하나하나가 이렇게 학교 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모든 부모님들께서는 애정 어린 마음으로 '칭찬'의 마음으로 봐달라고. 그런 마음을 담아 아이들의 모습을 담는다.
고개를 푹 숙인 아이는 단체로 모여있는 것을 안 좋아하는 아이였다. 쉬는 시간에 열심히 책을 읽고, 자기가 즐기는 그림을 열심히 그려내는 아이였다. 자기만의 행복한 세상을 열심히 개척해 나가는 '개척자'이다.
발표를 하지 않는 아이들은 소극적인 아이이다. 소극적인 것이 나쁜 것이라는 선입견은 버려야 한다. 그들이 표현하지 않을 뿐, 자신들의 마음속에 담아둔 단단한 자아들은 본인들만이 안다. 쉬이 화내지도 않고, 쉬이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피력하지도 않는 '선한 지지자'들이다.
종이 접기에 완성도가 부족해 보였다는 아이는 느린 학습자이다. 느린 것이 나쁜 것인가? 어른인 우리들은 모든 분야에서 빠르게 잘 해내는지 되묻고 싶다. 각자의 리그가 있다. 그리고 느리다고 해서 배우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느린 학습자는 도움을 받으면 언제든 성장할 수 있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
사진 한 장에 가슴이 쿵 내려앉거나
사진 한 장에 영화 한 편의 시나리오를
상상하나요?
우리 마음 쓰지 말아요.
아이들 모두가 각자의 모양으로
이 세상을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의 안경으로
배워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우리 어른들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나는 내가 반짝이는 보석보다
그저 바닷가에 동글동글
윤이 나는 반듯한 돌이 된다면
참 좋겠어
한 번에 안 보여도
나는 내가 손이 예쁜 사람보다
그저 따뜻한 손을
가진다면 좋겠어
소담한 저녁식탁에서
향긋한 이야기 넘치기를
하루하루 감사할 줄 아는 넌
참 예쁜 사람이구나 그래
이것저것 관심을 두는 넌
참 똑똑한 친구구나
너는 모르지
얼마나 멋진 사람이란 걸
나만 아는지
세상이 널 아직 모른대도
말없이 그냥 웃고만 있는지
그렇게 넌 따뜻한 넌
나만의 히어로
외롭고 서글퍼질 때에도
니 손 꼭 잡아줄 거야
곁에 아무도 없다 생각할 때에도
언제나 지켜볼 거야
너는 모르지
얼마나 멋진 사람이란 걸
나만 아는지
세상이 널 아직 모른대도
말없이 그냥 웃고만 있는지
그렇게 넌 따뜻한 넌
영원히 넌 나만의 히어로
소스: Musixmatch
*사진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