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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브리나 Jul 13. 2016

세상에서 제일 작은 헌책방

우다 도모코,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읽기 시작한지는 꽤 오래된 책인데, 다른 책들에 밀려서 항상 조금씩 조금씩 읽다가 며칠 전 퇴근길에 다 읽었다.
하루만 마음잡고 앉으면 금세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에세이다.
도쿄의 큰 서점에서 일하던 책을 좋아하는 아가씨가 오키나와로 내려가서 작은 헌책방을 연 이야기다.
간단히 종합하자면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인데,
서점을 열기로 마음먹은 과정, 서점 오픈을 위해 준비하던 과정, 오픈한 후의 일상들의 모습등을 세세하게 잘 기록해 두었다.
때로는 고민이 담기고, 보람도 느끼며, 설렘도 느끼던 그 과정들을 나도 정말 재밌게 읽었다.




책을 좋아하고 책에 파묻혀 지내고 싶은 소망을 지닌 사람들은 수없이 많지만,
그녀처럼 이렇게 직접적으로 행동에 옮기는 용기있는 사람은 드물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고.

책이 너무 좋아서 서점에서 일하게 되었지만, 그것으로도 그녀는 만족할 수 없었나보다.
아무 연고도 없는 오키나와에 가서 자기 책방을 열다니.
그것도 헌책방을.
자기 손으로 일일이 책들을 살피며 어떤 책을 들여놓을 것인지 결정하고,
각각의 책들의 가치를 생각하며 가격을 매기고,
그렇기에 서점에 들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책들을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는 것이리라.




소위 고전이라 불리는 책 중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너무나 많아 열등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안 읽어도 돼요, 가지고만 있어도, 가끔 펴보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라고 손님들에게 말해왔다.
그건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이 책에도 쓰여 있듯 '매우 열정적인 독자라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의 극히 일부밖엔 읽지 못한다.'
즐길 수 없는 책을 무리해서 읽기보다 먼저 가능한 한 넓은 시야로 전체를 내다보고
정말로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면 그만이다.
이렇게 변명을 하면서, 이 좁은 가게를 잘 아우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저자인 우다 도모코



일본여행을 자주 가고 자주 계획하면서도 그러고보니 오키나와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
울랄라 서점에 한번 들러보기 위해서라도 다음엔 오키나와로 여행을 계획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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