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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id Mar 10. 2024

안락사... 아직도 머나먼 길.

 환자와의 면담 후 안락사를 진행한 일본 의사가 18년 형을 선고받았다. 우리보다 역사가 조금 빠른 일본이기에 안락사도 우리보다 먼저 도입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갈길이 먼 것처럼 느껴진다. 


 루게릭병으로 전신 마비가 된 환자로부터 안락사 요청을 받았고 의사는 이를 수용했다. 문제는 면담 시간이 너무 짧았다는 것. 그리고 환자로부터 거액을 수수했다는 것이다. 재판장은 “(약물 투여 대가로) 130만 엔(약 11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볼 때 진정으로 피해자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보기 어렵고 진찰은 물론 환자 의사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불과 15분 면담으로 가벼이 살해에 이르렀다” 며 “생명 경시 자세가 현저하고 강하게 비난받을 만하다”라고 밝혔다. 


 환자 가족들의 입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형이 가볍든 무겁든 딸이 살아 돌아오는 건 아니다”라며 “제2, 제3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며 루게릭 환자들이 딸처럼 다른 사람들에 의존해 살고 있다는 생각으로 기죽지 않도록 돌봄과 간병 체계가 더 좋아졌으면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안락사가 도입된 후 확장되고 있는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는 아직 제도 도입이 어려워 보이는 실정이다. 개인의 권리를 더 중요시하는 서양인들의 관점 때문일까? 아직도 동양의 국가들에서는 안락사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안락사는 머지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노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결국 죽음을 앞두고 고통에서 절망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는 안락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시행된 여론 조사에서 국민의 80%가 안락사를 찬성한다고 하니 그 시행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국회에 발의된 법안은 국회의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지 못하고 부유할 뿐이었다. 왜일까? 그 이유를 궁금해하던 중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단 한 장의 사진을 찾을 수 있었다.


안락사 모임 촉구 집회 사진. 국회 앞에서 플래카드와 시위 팻말을 들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는 열명 안 밖. 80%의 지지율과는 다른 모습이다. 아무래도 안락사가 필요한 그 순간이 지금이 아닌 머나먼 언젠가의 일로 여겨지기 때문에 참여율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서도 아직 안락사를 받아들이지 않는 스탠스를 유지하는 기사를 접하니 힘이 빠진다. 지속적으로 국민들이 관심을 갖게 하고 안락사 관련법이 미래의 내가 아닌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법임을 알릴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


 더불어 안락사 협회의 모임에도 참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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