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약을 통해 깨닫게 된 것들
내가 정신과약을 먹은지 벌써 5년이 넘었다. 그 동안 숱한 약을 먹었고, 그러면서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은 없다. ADHD약을 먹으며 나아졌고 점점 더 좋아지고 잇는 내가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정신과약을 떠올리면 늘 부정적으로 말한다.
"그거 꼭 먹어야 해?"
"너 괜찮아보이는데 왜 먹는 거야?"
"약을 먹지 말고 의지로 이겨내야지."
ㅇ 말을 들을 때마다 묻고 싶다.
"내가 얼마나 힘들엇는지 알아요?"
"지금 약을 먹고 나아진 건데, 약을 끊어서 예전에 어땠는지 보여 드릴까요?"
"왜 약을 먹으면 안 되죠? 사람은 아프면 약을 먹을 수 있잖아요."
맞다. 아프면 누구나 약을 먹을 수 있다. 그 약은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에게도 허용 되는 말이다. 약을 먹어야 호르몬이 제자리를 찾고, 뇌에 영향을 줘서 일상 생활에 큰 힘을 주기에 정신과약은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적이다.
어떤 날 약을 안 먹고 오면 불안해진다. 내가 실수를 할까 봐 불안하고, 또 수다스러워질까 봐 불안하고, 갑자기 예민 해지거나 우울해질까 봐 불안하다. 그래도 그것들을 어찌어찌 이겨내다보면 하루는 지나가기 마련이다.
요즘은 그래도 ADHD약과 불안약, 우울증약 등으로 인해 많이 좋아졌다. 예전에 약이 제대로 맞지 않아 쉽게 분노를 드러내고 발작하던 때와는 많이 변한 걸 나도 느낀다. 그렇기에 나는 약을 함부로 끊을 수 없다.
약을 통해 내가 더 나아지고 잇음을 알기에 더 그렇다.
사람들은 정신과약을 떠올리면 부정적인 걸 많이 생각한다. 부작용이 대표적이고 바보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나 정신과약이 다 그런 건 아니다. 약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큰 영향을 줘서 더 나은 삶을 살게 할 수도 있다.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말을 아는가? 정신과약을 먹은 내가 그랫다.
약을 먹기 전과 후의 나는 180도 달라졌고 많은 변화를 겪었다. 때로는 변함 없는 모습에 좌절도 하고 기운이 빠지기도 했지만, 그것 역시 약과 내 노력으로 많이 좋아질 수 있었다.
그렇다. 무조건 정신과약을 나브게 보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약이라고 생각한다면 먹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질 것이다.
처음 나도 부작용을 겪고나서 약 먹기가 많이 부담스러웠다. 먹을 때마다 오는 부작용이 싫엇고 그로 인한 불편함이 답답했다. 그러나 맞는 약을 찾고, 그 약을 먹으며 내 스스로에게 약을 끊지 않고 꾸준히 먹어줘서 고맙다고 속으로 엄지를 치켜 세웠다.
만일 약을 먹지 않고 계속 버텼다면 나는 더 혼란스러웟을 것이다. 그리고 더 심해진 심리 상태를 유지햇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오히려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 일상을 누리고 있다.
모든 약에는 의미가 있고 쓰임이 있다. 그러니 정신과약이라고 해서 모두 안 좋은 게 아니다. 각자의 쓰임이 있고, 맞는 용량이 있다.
오늘도 나는 저녁에 약을 먹고 잠을 잔다. 약을 언제 끊을지 알 수 없는 긴 약의 터널을 지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언젠간 약을 끊고 스스로 해결 할 수 잇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
그 날이 오기까지 절대 내 자신을 놓지 않으리라 다짐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