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도둑질을 한 날

by 삐약이



어릴 적 나는 도둑질을 한 적이 있다. 이렇게 말하면 엄청난 사고를 쳤다고 여기겠지만 나에게는 크고 읽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는 그런 도둑질이었다.


어릴 때 나는 시골에서 자랐다. 그때도 눈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보다 혼자 잘 다니고, 혼자 뭐든 하려고 했다. 온몸에 멍이 끊이지 않을 날이 없을 만큼 밖에서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작은 동네 슈퍼에서 나는 처음으로 작은 과자를 돈도 내지 않고 집어 왔다. 평소 과자를 사면 엄마가 돈을 계산해 줘서 가져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 그게 나쁜 짓이라는 걸 몰랐다.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나 이거 가게에서 가져왔어."

그 말에 엄마는 조용히 물으셨다.

"가게 아줌마한테 말도 안 하고 가져온 거야?"

나는 당당하게 '응'이라고 대답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엄마는 나를 데리고 슈퍼로 향했다. 그리고 마침 계시던 주인 아주머니께 돈을 주며 사과를 하셨다.


나는 엄마가 왜 사과를 하는지, 왜 돈을 주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가게에 가면 돈을 주고 물건을 사는 거야. 네가 마음대로 가져가는 건 도둑질이야. 다시는 그러면 안 돼."


엄마는 나를 혼내기보다 말로 가르쳐 주시는 쪽을 선택하셨다. 그리고 나는 내가 나쁜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그 후 과자가 먹고 싶을 때면 엄마에게 배운 대로 돈을 달라고 해서 과자를 사 먹었다. 절대로 돈 없이 가게 과자나 물건에 손대지 않았다.


누구나 어릴 때의 실수는 한 가지씩 있다. 나에게는 이 도둑질이 처음이었고 그 후로 도둑질에 대한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내가 나쁜 짓을 했다는 걸 알고 나니 하기 싫어지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엄마는 나에게 화를 내실 수도 있었고 엄하게 야단을 치실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으시고 나에게 직접 보여주셨다.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직접 보여주며 알게 해 주신 것이다.


그렇게 어린 나는 내 잘못에 대한 교훈을 배웠고 그 이후 도둑질이 나쁘다는 걸 마음으로 알게 됐다. 어린 나에게 혼이나 야단 대신 알려주신 엄마에게 지금도 감사하다. 그리고 죄송하다.


나로 인해 사과를 해야 했던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무너졌을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아려 온다.


이제 나는 30대가 됐다. 그때의 어린 나보다 훨씬 많은 나이를 먹었다. 만약 나도 내 아이가 그런 짓을 한다면 엄마처럼 직접 알려주는 방식을 선택하고 싶다. 그래서 내 아이가 그게 얼마나 잘못된 건지를 깨달았으면 좋겠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이 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작은 바늘 도둑이었지만 엄마의 가르침으로 소 도둑이 되지 않았다. 그 가르침을 오늘도 가슴에 깊이 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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