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장면들

by 최웅

여행의 피로에는 진한 커피와 달콤함이 필요하다.


젤라토 가게서 아이스크림과 말차 하나를 주문했다 그리고 가게 앞에 있는 작은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딸과 함께 서로의 아이스크림을 조금씩 맛을 보며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에 여유로움이 조금씩 다가올 때.

가게 앞으로 흐르는 작은 물길과 그 길 따라 솟아 있는 나무들의 모습에 친근하면서도 온천물의 따뜻함에 생긴 연한 흰색의 김이 피어오른다.


물 위의 김들은 나뭇가지들 사이 뚫고 나온 햇빛에 부서지며 일본의 자연 속에 빠져 들게 했다.


특히 3월 초라는 계절의 특성으로 봄도 아닌 그렇다고 겨울도 아닌 차가운 공기와 쌀쌀한 바람, 봄의 초입에 내려 째는 햇빛은 날 이 의자에 계속 머물게 하고 있었다.


와이프와 아이는 계속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고 성화지만 움직이기 싫다.

누군가의 여행은 쉴 새 없는 움직임과 사진으로 추억을 만들지만, 내게 있어 여행의 추억은 그 장소에서의 멈춤이다. 그리고 오래된 그림 속 풍경으로 남는다.


아이스크림 가게 앞 작은 의자에서 먹는 아이스크림 그리고 차가운 바람과 따스한 햇빛을 동시에 느끼는 2~3분의 시간이 내게는 멈춤이었다. 이 멈춤에 대한 여운을 간직한 체 가족과 함께 걷기 시작했다.


3시간이라는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다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후인 후로라로 빌리지에서 수많은 캐릭터와 그에 따른 굿즈들이 와이프와 아이에게 지갑 속 돈을 꺼내게 하는 무서운 존재들이었다


그곳에 한 소녀 캐릭터를 유심히 바라봤다. ‘뭐지? 플란다스의 개인가? 아님 엄마 찾아 삼만리인가?

어릴 적 텔레비전으로 보던 추억과 기억을 천천히 음미해 보며 캐릭터에 쓰여있는 하이디라는 글자.


그때에는 어느 나라 만화인지 모르고 본 본 만화들 그 어린 시절의 추억중 일부가 이곳에 있다. 작고 낡은 텔레비전 상자를 통해 내게 왔었다.


먼 미래에 우리 아이에게도 엘사라는 애니는 좋은 추억을 가진 열쇠가 되고 (LET IT GO)라는 노래는 추억을 감싼 과거의 상자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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