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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삘 Aug 03. 2018

'전참시' 스튜디오에 가보았다

<전참시> 스튜디오 견학문

녹화가 시작되기 전의 스튜디오는 꽤 차분했다. 카메라는 이미 세팅된 상태였고 한쪽에선 오디오를 체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은은한 긴장감이 감돌긴 했지만 생각보다 분주하진 않았다. 아직 출연진들이 도착하기 전이라 그런가. 녹화 준비 중인 스튜디오는 처음 보는지라 긴장된 마음으로 바라보았는데, 스텝들은 구경 중인 우리를 더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전지적 참견 시점>은 매니저와 스타의 일상을 관찰하는 '리얼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나 혼자 산다>로 현재의 관찰 예능 판도를 연 MBC가 올해 초 야심 차게 내놓은 또 하나의 관찰 예능이다. 이영자의 기막힌 먹방으로 초반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화제 프로그램에 올랐고 이를 통해 이영자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지난 28일 방영된 14회의 시청률은 8.2%(닐슨코리아)로 동시간대 수도권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다사다난한 일을 겪으며 '폐지되냐 마냐' 말 많던 논란을 잘 극복하고 있는 듯 <전지적 참견 시점>의 인기는 다시 상승 중이다. 








제작진 없는 세트장

스튜디오에 들어가니 나무 판들로 둘러싸인 세트장을 볼 수 있었다. 출연진들은 원탁에 둘러앉아 앞에 놓인 모니터 화면을 보며 멘트를 친다. 일반적인 스튜디오 세트는 출연진들과 스텝들이 마주 보고 있는 형식이다. 카메라와 제작진이 한쪽 면에 자리 잡아 촬영을 하고 각 종 사인을 전달하며 커뮤니케이션한다. 그런데 <전참시> 세트장은 제작진을 보기보다 출연진들이 서로 마주 보는 형태이다. 즉, 녹화시간 동안 출연진은 제작진의 개입 없이 방송을 이어간다.

제작진을 바라보고 있지 않는다고 커뮤니케이션이 일절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다른 세트장보다 제작진의 눈치를 덜 보며 자유로운 토크를 이어갈 수 있는 점이 이 세트장의 효과라고 안수영 PD가 말했다. 제작진이 눈에 보이지 않으니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정말 쓸데없는 얘기들부터 개인적인 경험까지. 다양한 이야기 중 재미난 부분이 편집되어 방송으로 쓰이는 것이라고 한다. 


출연진들은 20분가량의 관찰 영상을 멘트 없이 본 후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코멘트를 얹는다. 그래서 방송 한 회차의 스튜디오 녹화는 대략 3-4시간이 소요된다. 최근에는 출연진들 사이에서 20분 영상을 보고 난 후 코멘트할 부분을 다시 기억해내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의견이 있어 모니터 시청 시간을 줄일 계획이라고 한다.



섭외의 비밀 

사회 초년생의 일상으로 공감을 많이 얻고 있는 박성광 매니저 '임 송' 매니저님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매니저들이나 소속사 측에서 먼저 출연 요청이 오기도 한다고 안수영 PD는 말했다. 매니저들이 방송에서 본인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이 흔치 않다 보니 많이 즐긴다고. 그러나 섭외 결정은 신중히 진행 중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니저의 예능 적합성'이다. 우선 매니저를 만나본다. 매니저 중심의 관찰 예능이다 보니 '매니저와 스타의 관계가 예능으로 풀어나갈 만한지', '매니저가 예능에 나와 인터뷰 할 수 있는지' 등등을 고려한다. 간혹 방송이다 보니 매니저가 경직되어 있을 수 있는데, 그럴 경우 의도치 않게 스타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타격이 갈 수 있다. 출연진 섭외는 넓은 시각에서 많은 것들을 고려하고 있다. 








스튜디오는 자막 대신 맥락을 짚어주는 역할을 한다. 시청자들에게 웃음 포인트를 짚어주고 공감 가는 부분을 대신 설명해준다. 이러한 요즘 예능의 구조를 보면 <우리 결혼했어요>가 떠오른다. 10년이 더 지난 프로그램이지만 요즘 예능 트렌드를 참 많이 닮고 있었다. 물론 가상 커플인 점, 대본이 있었다는 등의 논란이 있긴 했지만. 출연자를 관찰하고 스튜디오에서 코멘트를 얹는 형식은 요즘 예능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구산 CP는 지금 MBC에서 가장 활약 중인 예능 프로그램으로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라디오 스타> 이 세 가지를 꼽았다. 스타의 일상에서 이젠 매니저의 일상까지 관찰 예능의 인기는 여전하다. 하지만 트렌드도 언젠가 새롭게 바뀌기 마련. 앞으로 '관찰'이라는 인기가 지금과 같진 않더라도 '볼거리'와 '공감', '화제성'이 꾸준히 받쳐준다면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복면 가왕>이 경쟁 음악 예능의 트렌드가 사라진 후에도 꾸준히 방송되고 있는 것처럼 MBC 관찰 예능들의 장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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