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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 Nov 24. 2024

241108 가마쿠라-에노시마 여행 2편

이와타 동굴, 치카요 스키야키, 하세데라, 코마치도리

 치고가후치에서 잔잔하게 파도치는 풍경을 맘껏 감상하고 이와타 동굴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일 낮시간대여서 더욱 그랬겠지만, 여긴 에노시마 신사에 비해 확실히 방문하는 사람이 적었다. 여유롭게 바다를 즐길 수 있어서, 수많은 계단 지옥을 헤치고 온 보람이 있었다.


에노시마 이와타 동굴


 이와타 동굴은 자연 동굴 자체도 대단하지만 동굴 안에 불상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입장료는 500엔. 동굴에 들어서면, 어두운 동굴을 비추며 다닐 수 있도록 호롱 같은 촛불을 준다. 누가 이와타 동굴 어땠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이 촛불을 들고 다닐 수 있었던 게 제일 재밌고 모험 같아서 좋았다고 대답할 거다. 동굴 내에도 조명이 충분히 깔려 있지만, 이 초를 들고 다니니 뭔가 인디아나존스가 된 것 같았다!


 천연 동굴이다 보니 갈수록 좁아져서 허리를 푹 숙이며 다녀야 하는 구간이 있었고, 어디선가 유난히 습해서 물이 똑똑 떨어지는 구간도 있었다. 그리고 그 끝에는 부처의 석상이 있어서 신기했다. 동굴은 두 개 있는데, 하나의 동굴이 끝나고 안내 화살표를 따라가다 보면 두 번째 동굴이 나왔다. 동굴 사이를 이동하며 고개를 돌려보니 마치 바위가 풍경을 액자처럼 감싼 듯한 곳이 보였다. 사람이 일부러 만들라고 해도 그런 모양 못 만들겠구나 생각했다. 자연은 정말로 경이롭다.


 동굴 속에 어두컴컴한 부분도 있어서 혼자였으면 무서울 뻔했는데, 다행히 내 시야에 계속 사람이 서너 명 같이 있었다. 사실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며 비슷한 걸음으로 다녔던 것 같다. 입 밖으로 내진 않았지만, 우리는 한 조로 다니자 하고 합의한 느낌이랄까! 바다 근처 동굴 탐험이라니, 그것도 호롱불 들고 조심스러운 탐험이라니, 좀처럼 하기 힘든 체험을 했다.


속이 확 트였던 치고가후치 비경
마음에 들었던 호롱불
동굴 끝에서 만난 석상
호롱불 문양도 비범했다
액자 속 풍경 같아, 정말 마음에 들었던 각도
이날 하늘이 참 예뻤다
즐거운 체험을 할 수 있었던 에노시마 이와타 동굴


 동굴 탐험까지 마치고 오니 점심 무렵이었다. 슬슬 배가 고파온다. 에노시마의 풍경을 뒤로하고 육지로 돌아갈 차례. 다시 수백 개의 계단을 올라 에노시마 신사 방향으로 향했다. 각오했지만 정말이지 오르막길의 계단은 쉽지 않았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던 게으른 직장인의 업보 청산이라 생각하고 이 악물고 한 걸음 한 걸음 올랐는데, 무릎도 아프고, 엉덩이도 아프고. 흑흑. 발이 편한 운동화를 신고 오길 잘했다. 계단을 반쯤 올라와 챙겨 왔던 물을 마시면서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바다는 계속 예뻐서, 발걸음을 떼고 싶지 않게 만들었다. 하지만 나는 점심으로 맛있는 스키야키를 먹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다음에 또 보자 혼잣말을 하며 에노시마를 벗어났다. 혹 나와 같은 코스로 에노시마를 돌아볼 생각이라면 반드시 신발은 편하게, 짐은 가볍게, 물을 챙겨서 오길 추천한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후지산도 잘 보인다는데, 이 날은 구름도 좀 있었어서 저 멀리 후지산의 형태만 어렴풋이 보였다. 에노시마 대교에서 후지산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구름에 쌓여 흐릿하게 보이는 후지산


스키야키 식당 ‘치카요’


 오후 1시가 넘은 터라 식사는 에노시마 상점가 근처에서 하기로 했다. 오전부터 나답지 않게 격렬한 운동을 하다 보니 배가 너무 고팠는데, 가마쿠라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전 날 미리 찾아두었던 ‘치카요(ちかよ)’의 스키야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본 음식은 간사이식 스키야키다. 기름을 두른 팬에 질 좋고 얇은 소고기를 올리고 소금과 간장다시로 자작하게 끓이듯 간을 해 계란 노른자에 찍어먹는 간사이식 스키야키. 이마한이나 모리타야 같은 고급 스키야키 집들도 좋지만 이번에는 체인이 아닌 집을 찾다가 발견한 곳.


치카요 입구


 식당 앞에서 직원 분이 빗자루질을 하고 계시길래 영업하냐고 물어보니 웃으면서 안내를 해주셨다. 뭐 청소할 것도 없이 깨끗한 것 같구먼, 일본의 고집 있는 식당들은 항상 가게 앞 길을 물 뿌려 씻어내고 쓸고 있다. 그것이 일종의 의식 같다고나 할까, 손님으로서는 식당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다. 치카요도 입장하면서 벌써 기분이 좋았다. 점심시간을 좀 지난 시각이라 그런지 손님은 나 밖에 없었다.


 메뉴는 단출하다, 오로지 스키야키. 나는 140그램짜리 스키야키와 우롱차를 주문했다. 좌석은 코노지, ㄷ자 모양의 카운터석들밖에 없었다. 오히려 좋아! 곧 직원분이 팬을 들고 왔고 오늘의 고기를 설명해 주셨다. 사실 나는 어느 지방의 어떤 품종의 소고기가 좋다든지 하는 고집은 없지만, 스키야키를 먹으러 갔을 때 직원 분이 이렇게 설명해 주는 건 의식처럼 귀담아듣는다. 어차피 맛있을 거지만, 직원 분이 마음 써주시는 거니까. 스키야키 집 치고 드물게 직원 분은 갸루 스타일(?)이었는데,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이것저것 스몰톡을 많이 해주셨다. 혼자 와서 쓸쓸해 보였던 걸까나. 이 가게는 한국 손님들도 꽤 온다며, 자기가 배운 한국말을 들려주는데 너무 귀여워서 웃어버렸다. 그러니까 혹시 자기가 뭐 잘못 말했냐며 쫑긋 하는데, 아니라고 완벽하다고 쌍따봉을 날려드렸다.


메뉴판
오늘의 고기입니다!
침이 꼴깍


 간사이식 스키야키는 고기의 익힘 정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부분 직원 분이 구워주신다. 나는 날름 받아먹기만 하면 됨! 고기는 말해 무엇, 아주 부드러운데, 계란 노른자에 찍어서 자기주장 강한 설탕과 간장 맛을 중화시켜 먹는다. 고기가 얇고 부드럽기 때문에 평소에 엄두도 내지 않을 만큼 커다란 고기를 한 입에 넣어본다. 입에서 살살 녹는 맛. 그리고 쌀밥이 당긴다.


 이 가게 이름인 ‘치카요’는 창업주(?)분 이름이라고 한다. 치카요 스타일대로 심플하게 고기, 설탕, 간장으로만 승부를 본다. 스키야키 먹으러 가면 보통 소고기와 함께 야채, 두부, 실곤약 등도 구워서 같이 주는데, 여기는 고기만 주는 게 특징! 이 또한 치카요 스타일이라고. 고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나는 설탕 간장의 달큼한 맛이 잘 벤 대파나, 두부 같은 부재료도 좋아하기 때문에 그 점은 좀 아쉬웠다.


스키야키 한 상


 배불리 먹으면서 휴대폰 배터리도 좀 충전하고 에노시마에서 찍은 사진들을 확인하며 휴식했다. 화장실도 들렀다가 계산을 했다. 음식도 맛있었지만 친절한 직원 분들 덕분에 더 기분 좋게 했던 식사. 기력을 충전하고 하세데라로 향한다.



하세데라(長谷寺)



 에노시마에서 에노덴을 타고 하세역에서 내렸다. 여기는 절인 ‘하세데라’와 ’ 고토쿠인 가마쿠라 대불‘이 유명하다. 하세데라는 초여름 수국이 피면 그렇게 아름답다는데, 나는 3월과 11월에 방문해서 수국은 못 봤다. 그래도 나는 이 절의 조경이 마음에 들기도 하고 이곳의 차분한 분위기가 좋아서 가마쿠라에 오면 꼭 들른다. 입장료는 400엔,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의 소나무가 입구에서 반겨준다.


입장권도 이쁘지요


  하세데라의 본당 건물이 풍기는 금욕적인 분위기가 좋다. 그리고 여기서 내려다보는 야트막한 가마쿠라의 동네 풍경도 마음에 든다. 이곳은 관음보살을 모시고 있다. 나는 딱히 종교는 없지만, 굳이 따져보자면 불교의 교리가 가치관에 맞는 듯해서, 하세데라에 오면 부처님에게 소원을 빌고 오마모리(부적)를 산다. 작년 11월에 방문했을 때도 오마모리를 샀는데, 어디선가 보통의 오마모리는 유효기간(?)이 1년이라고 했던 것 같아서 이번에는 건강 기원 오마모리를 하나 사봤다. 상술이겠지만 조금이나마 내가 좋아하는 절의 재정에 도움이 된다면야. 그리고 오마모리 자체도 귀여우니까.


이번에 구입한 건강 기원 오마모리
이 절 건물이 멋지다.
내려다 본 가마쿠라 동네 풍경


 여기는 굴껍데기 에마도 볼거리 중 하나다. 보통은 나무를 깎은 에마에 소원을 쓰는데, 여긴 가마쿠라니까, 바다 동네니까 굴껍데기에다 쓰게 된 듯. 다른 사람들의 소원을 보다 보니 어떤 꼬마가 쓴 것이 분명해 보이는 ‘가족들이 천만 살까지 살 수 있도록’이라는 에마가 눈에 들어왔다. 정말이지 아이들은 어쩜 이렇게 순수할까. 나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빌어본다.


 하세데라의 작은 호수와 나무가 어우러진 조경을 참 좋아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균형이 잘 잡혀 있다. 그런데 전에 방문했을 때보다 방문객들이 늘어난 듯. 도쿄 근교 여행지로 가마쿠라가 유명해져서 그런 것 같지만, 사람들로 득시글거리는 하세데라를 생각하면 조금은 우울해진다. 나도 방문객이면서, 약간의 심술이랄까.  이미 초여름 수국철에는 사람들이 몰리는 명소이지만, 나는 사람이 적은 하세데라가 좋다고. 앞으로도 하세데라에는 이벤트가 없이 수수한 날에만 방문할 운명인가 보다.


하세데라만의 굴껍질 에마
가장 좋아하는 각도의 사진
작지만 아름다운 조경
일본식 정원, 자갈이 깔려있다
참으로 인자해보이시는 부처님
잉어들이 유유자적
안녕, 또 올게!


 하세데라가 자리 잡은 골목에는 ‘가마쿠라 오르골당’이 있다. 전에는 그냥 지나쳐 갔는데 오늘은 들어가 보았다. 온갖 종류의 수많은 오르골들이 있었다. 음악도 지브리 애니메이션 주제가나 클래식 같은 고전을 비롯, 유행하는 jpop 음악까지 아주 다양했다. 하나 사고 싶었는데, 나는 이번 여행에 용감하게도 20인치의 조그마한 캐리어를 들고 왔기에 부피 있는 기념품은 무리였다. 오르골의 노스탤지어가 가득한 선율에 미련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로 둘러보는데 입구 근처에 키링 같은 하트모양의 오르골이 눈에 띄었다. 이거라면 작아서 괜찮겠지 하고 고심한 끝에 지브리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온 ‘君を乗せて(너를 태우고)’를 노래하는 오르골을 하나 샀다. 내 손으로 오르골을 산 건 처음인 것 같은데, 들고 다니면서 지친 순간에 들어야지.


인생 첫 오르골!
한 겨울 오타루의 느낌이 나는 것은 여기가 오르골 가게이기 때문일까
스티커를 붙여 꾸민 나의 오르골


다시 가마쿠라 코마치도리
이와타 커피점


 하세에서 에노덴을 타고 가마쿠라 역으로 돌아왔다. 가마쿠라 역에는 기념품 가게가 있는데, 구경하러 들어갔다가, 빙고! 정대만 만쥬를 발견했다! 정대만의 일본 이름은 ‘미츠이 히사시(三井寿)‘. 미츠이노 히사시(三井の寿)라는 일명 정대만 사케가 있는데, 그 사케를 조금 넣어 만든 정대만 만쥬. 슬램덩크 팬이라면 이 패키지를 그냥 넘길 수 없다. 정대만 만쥬는 가마쿠라에만 판다고 들어서, 작년에 방문했을 때도 이 제품을 열심히 찾았는데 재고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되는 날인가 봐, 한눈에 들어오는 게 아닌가! 오르골 가게에서 내 캐리어는 사이즈가 작으니까 과자 같은 큰 기념품은 공항에서 사야지 결심한 걸 밀어버리고 정대만 만쥬를 집어 들었다. 이건 배낭에 넣어 계속 매고 다니는 한이 있더라도, 온전한 모습으로 한국까지 가져가리라 생각하며. 그 옆에 에노덴 역명이 적힌 키링을 팔고 있길래 가마쿠라코코마에 역 키링도 하나 집어 들었다. 오전부터 열심히 걸어 다녀서 지쳤었지만, 기념품가게에서 슬램덩크의 흔적을 찾고 금세 기력이 올라왔다! 슬램덩크가 날 몇 번이고 살아나게 해…

(한국에 무사히 가져와서 회사 사람들과 나눠먹었는데, 맛은 평범하다. 술이 들어가서 살짝 시큼한 느낌이 있을 뿐. 하지만 지극히 소량인지 전혀 술의 느낌이 나지 않았다. 패키지는 고이 모셔놓고 있는 중.)


대만아!!!!!!!
미츠이노 히사시, 14번. 그리고 가마쿠라코코마에역 키링


 뭔가 애매하게 배가 고파서 코마치도리 입구에 있는 이와타 커피점에 들렀다. 목표는 핫케이크. 여기 핫케이크가 유명하다길래 먹어보고 싶어졌다!


 다소 레트로한, 소위 ‘킷사텐’ 느낌의 카페였다. 내부는 넓은 편이고 좌석도 많았으나 인기가 많은 곳인지 빈자리는 별로 없었다. 자리 안내를 받고 메뉴판을 건네어받았는데 역시 핫케이크가 제일 눈에 띄었다. 나는 따뜻한 허브차와 핫케이크를 주문했다. 차가 먼저 나왔고, 한 모금 마시니 저녁이 되면서 쌀쌀한 바람에 살짝 얼었던 몸이 녹는 기분이었다. 식기도 그렇고 인테리도 그렇고 다소 고풍스러운 느낌이 드는데 그게 참 잘 어울렸다. 다만 테이블이 의자 높이에 비해서 좀 낮아서 그 점은 불편. 핫케이크는 굽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안내를 받았다.


이와타 커피점
메뉴에서 눈에 띈 핫케이크
따뜻한 허브티


 15분 정도 기다렸을까, 주인공인 핫케이크가 등장! 버터 두 조각, 시럽과 함께 서브된다. 핫케이크 자체의 볼륨감이 상당했다. 도저히 내가 클리어할 수 있는 양이 아니야. 간식으로 먹는다면 둘이 와서 하나 시키면 될 법한 느낌이었다. 비주얼만 봐서는 약간 카스텔라 같기도 하고. 따끈한 핫케이크에 버터를 조금 녹여 올리고 시럽에 적혀 한 입 넣으니 부드러운 식감과 계란, 버터의 풍미가 확 느껴졌다. 맛있긴 하다. 빵 자체로만 보면 담백한 편이라, 시럽과 버터의 역할이 중요한 듯싶었다. 그런데 나는 사실 얇은 팬케이크 파여서, 또 주문할 것 같지는 않다. 주변 테이블을 보니 커피나 샌드위치, 푸딩 같은 메뉴를 먹고 있는 사람들도 있던데, 관광객보다는 현지인이 많은 듯했다. 다음엔 다른 메뉴를 도전해 보고 싶은 곳이다.  

 

비주얼 합격!


  핫케이크를 먹고 나와서 코마치도리의 기념품 가게를 둘러봤다. 히타에서 샀던 초록유자 강아지 인형의 대불 버전이 있길래 홀린 듯 집어 들었다. 가마쿠라의 상징 대불 강아지와 고양이, 가마쿠라 상징을 온몸에 프린팅 한 고양이도 한 마리 집어 들었다. 이 길쭉한 인형시리즈, 너무 내 취향이라니깐!



 해가 지고 코마치도리의 가게들도 슬슬 영업을 마감하는 분위기였는데, Giraffa라는 카레빵 전문점이 눈에 들어왔다. 나 카레빵 좋아하는데. 성큼 들어가서 따끈한 카레빵 하나를 샀다. 가게 옆 공간에 서서 먹는데, 와 이거 맛있다. 카레의 풍미도 제대로 느껴지고 피자치즈와의 조합도 좋았다. 그런데 사람들이 카레빵에 코를 파묻고 먹고 있길래 그렇게 맛있나 싶었는데, 먹어보니 이유를 알겠더라. 이거 안에 든 피자치즈가 좀처럼 끊어지지 않는다 ㅋㅋㅋㅋ 계속 쭈욱 늘어지기만 한다고. 치즈를 끊지 못해서 다들 코 박고 국수 먹듯 치즈를 흡입하고 있었구나. 나도 그들 옆에 앉아서 흡입하듯 카레빵을 먹어치웠다. 역시 단 거 먹은 뒤에는 짠 걸 먹어줘야 한다. 빵순이로서, 이와타 커피점의 핫케이크에 이은 카레빵, 좋은 선택이었다.


giraffa의 카레빵
소가 실하게 들어가서 맛있었다!


 서점이며 잡화점들을 구경하면서 가마쿠라 엽서를 몇 장 샀고, 편의점을 들러 호텔로 돌아왔다. 세븐일레븐에 채소 스틱을 파는데 이게 참 맘에 들어서 여행 기간 동안 자주 사 먹었다. 껍질 깐 사과나 배 같은 과일도 팔던데, 우리나라에서도 팔아줬으면.. 1인가구도 채소와 과일을 간편하게 섭취하고 싶어요!


 호텔 대욕장에서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며 피로를 풀었다. 호텔에서 야식으로 주는 주먹밥과 된장국을 받았고, 로비에 있던 만화책 코너에서 하이큐 만화책을 몇 권  빌려 올라왔다. 빵을 그렇게 먹고 들어왔는데도 주먹밥은 쌀이라 그런지 또 잘 들어간다. 그리고 이 재첩 된장국, 너무 맛있다. 한국에서도 팔아줬으면 좋겠어. 만화책도 이미 봐서 다 아는 내용인데도 또 보니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배를 채우고, 에너지를 채우고, 평화롭고 조용한 가마쿠라의 밤 속에서 잠들었다.

   

행복한 야식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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