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대신 모종을 심게 된 이유

양상추(봄 재배) 모종 심는 시기와 방법

by 농부아내


양상추는 봄과 가을에 재배가 가능하다. 봄 재배의 경우, 양상추 모종 심는 시기3월 말 ~ 4월 초순이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대체로 4월에 심으면 무난하게 키울 수 있다.


양상추 모종은 원예사나 재래시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요즘은 안전하게 배송되기 때문에 온라인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모종 심는 방법은 간단하다. 심을 곳의 흙을 살짝 밀어내고 모종을 넣은 뒤 모종의 상토와 비슷한 높이만큼 주변 흙으로 덮어준다.


양상추 모종 심는 간격은 30~45cm 정도이다. 잎이 넓게 퍼지기 때문에 통풍을 위해 포기 간격을 조금 넓게 잡아준다. 뿌리가 내려 새 잎이 나올 때까지는 물주기에 신경을 써준다.




아직 해가 완전히 올라오기 전 텃밭에 서 있으면, 봄이라는 말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다. 이른 아침 손끝에 닿는 서늘한 기운이 지금이 시작해도 되는 때인지 자꾸만 되묻게 된다. 낫 할아버지 밭과 그 옆의 밭을 보면 분명 봄에 가까워졌는데, 잡초에 내린 서리가 아직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올해 3월은 유난히 그 시기가 길었다. 낮에는 햇살이 등을 덥혀주다가도, 해가 기울면 공기가 금세 식었다. 며칠 간격으로 바뀌는 날씨 속에서, 심어도 될까를 몇 번이나 되뇌었다.


예전 같으면 이 정도 고민은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2021년, 양상추 씨앗으로 처음 재배를 시작했다. 그 이후로는 매년 봄과 가을, 텃밭 한쪽에 양상추를 심어왔다. 처음 몇 해는 맛과 재미로 키웠다. 자라는 모습이 신기했고, 수확하는 기쁨이 컸다. 하지만 최근 몇 년은 상황이 달라졌다. 기후 변화로 노지 텃밭에서 양상추 키우기가 점점 까다로워졌다. 그나마 봄에 키운 양상추가 수확량이 나은 편이었고, 작년 가을에는 병이 와서 절반도 채 건지지 못했다.


요즘은 이유도 달라졌다. 이제 양상추는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식탁에 꼭 필요한 작물이 되었다. 건강상의 이유로 아침과 저녁으로 샐러드를 자주 먹다 보니, 양상추는 텃밭에 필수로 심어야 할 작물이 되었다.



그래서 더 신중해졌다. 씨앗부터 시작하려면 이른 봄에 파종해야 하는데, 올해 3월 초순은 봄답지 않게 추위가 오래 머물렀다. 영하로 떨어지는 날도 몇 차례 이어졌다. 춘분 즈음에 맞춰 파종하려 했지만 텃밭에 머무는 기간을 계산해 보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씨앗으로 시작하면 수확까지 세 달 가까이 걸린다. 그 시간을 지나면 작년처럼 장마와 겹칠 가능성이 컸다. 잎이 한창 자라는 시기에 비를 오래 맞으면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부터 물러진다. 결국 올해는 씨앗이 아니라 모종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잦은 서리에 며칠을 망설이다 주문한 모종은 박스 안에 가지런히 담겨 도착했다. 다만 택배가 도착한 토요일에 바로 심을 수는 없었다. 출근을 해야 했기에, 저녁에 돌아와 뿌리 쪽이 마르지 않도록 물만 살짝 적셔 두었다.



일요일 오후, 텃밭으로 나가 모종을 하나씩 자리에 놓았다. 흙을 모종삽으로 밀어내고, 비어 있는 자리에 모종을 넣고, 상토 높이에 맞춰 흙을 덮었다. 부드러운 흙이 아니어서 뿌리가 내릴지 걱정이 함께 따라왔다. 밤호박 모종 심을 때 사용한 소독약 물이 남아 있어, 그 물을 주었다. 잎이 넓게 퍼질 것을 생각해 널찍하게 간격을 두고 심었는데, 제발 뿌리를 잘 내려 그 공간들이 제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모종을 심고 나서도 며칠은 더 신경이 쓰인다. 물을 조금 더 자주 주고, 해가 강하면 한 번 더 살펴보고, 밤 기온이 떨어질 것 같으면 괜히 늦게까지 마음이 남는다. 그렇게 시간을 조금만 더 보태주면, 어느 순간부터는 손이 덜 가리라는 걸 안다. 잎이 넓어지고 색이 짙어지면서 스스로 자리를 지키기 시작한다. 그때가 되면 비로소 안심이 된다.




텃밭에서의 일은 해마다 비슷하게 반복되지만, 그 안의 조건은 늘 다르다. 날씨도 다르고, 흙의 상태도 다르고, 그걸 바라보는 마음도 달라진다. 올해는 새로운 자리에 텃밭을 만들어 더 마음이 쓰인다.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올해 양상추는 시작을 앞당겨 모종으로 심었다. 내가 마음을 쓰든, 무심하든 제 모습대로 자랄 녀석들은 어느새 훌쩍 자랄 것이다. 어쩌면 무심할 때 더 잘 자라는 순간도 있겠지만, 요즘처럼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텃밭에서 녀석들을 돌보는 시간이 그나마 숨을 고르게 해 준다.


그래서 오늘도 텃밭으로 향한다.

물을 주고, 한번 더 바라보며 잘 자라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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