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쯤 크게 다쳐서 어깨 탈구를 겪었었다
당연하게도 나 스스로의 부주의함으로 발생한 일이다 보니 당시에 육체적인 고통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자괴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피륙의 상처가 아니라 근골격계가 다친 것이라 회복이 더뎠고,
오른팔이다 보니 생활에서의 불편함도 생각보다 커서 왼팔로 허우적댔던 것도 기억이 난다
재활치료만 반년 정도 했는데도 어깨의 가동 범위가 나오질 않아서
치료를 멈추고 헬스나 수영과 같은 생활운동을 하며 회복하려 했지만 그 불편함은 해소되질 않았다
그래서 얼마 전 큰 병원에서 MRI를 찍고 진료를 봤더니 조금 황당한 결과가 나왔다
사실은 어깨는 탈구된 적이 없었다는 다소 충격적인 소견과 함께
내가 겪고 있는 불편함은 지병에 가까운 어깨 충돌 증후군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동네 병원에서는 CT나 MRI를 찍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어서 탈구로 판단해서 치료했을 거라고
들으면서 그러면 1년간 나는 뭘 한 걸까 하며 살짝 헛웃음도 나왔다
어찌 됐건 어깨뼈가 힘줄을 누르고 있는 상황이라 수술은 불가피한 상황이라 일정을 잡았고
착잡한 마음을 뒤로 한채 하루가 지났다
그런데 문득 내가 어깨를 다치지 않았었고 회복을 하려고 무리하지 않았다면
평생 불편함을 안고 살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기회(?)를 얻은 건가 싶은 생각과 함께 이런 게 바로 전화위복이 아닐까 싶었다
지난 삶을 돌아보니 반대로 좋은 일에 마가 낀다는 호사다마도 겪었지만
이렇듯 힘든 일을 겪는 와중에도 좋은 일(???)도 생긴 일이 많았던 것 같다
뭔가 모르게 이렇게 잠깐 생각을 트는 것으로 상황이 바뀐다고 여기는 나를 보니 웃기기도 하고
살다 보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는 삶을 보니 인생이 이래서 재밌는 건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