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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긴믈 Apr 22. 2020

參. 청동기시대 ㄴ

청동기시대 문화권역

한국 청동기시대의 공간범위는 제주도 등 부속 도서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과 중국 동북지구이며, 랴오시를 시작으로 청동기가 등장하여 한국 고고학의 무대 전역으로 확산된다. 서기전 20세기 즈음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한국 청동기시대 문화권역은 랴오둥반도의 쌍타자雙砣子문화권역과 태자하太子河-혼강渾江 유역의 마성자馬城子문화권역, 그리고 압록강 하류 유역의 신암리-미송리유형권역과 두만강 유역의 호곡동유형권역이 있다. 두만강 유역의 경우 신석기시대의 서포항유형이 후기를 끝으로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면서 그에 뒤이어 호곡동유형이 대두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한편 랴오시에서는 노로아호努魯兒虎산 이서의 하가점을 중심으로 청동기를 보유한 최초의 문화 즉 하가점 하층문화가 형성된다. 이것은 엄밀히 말하면 한국 청동기시대 물질문화의 한 갈래라고 볼 수는 없으나, 이후 십이대영자문화와 공간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지나칠 수 없다. 서기전 20세기부터 서기전 15~14세기까지는 남한 무문토기문화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무문토기 이전 즉 신석기시대와 대응되지만, 이북에서는 이미 신석기시대 전통과 다른 새로운 물질문화가 등장한다.


서기전 15세기 대동강 유역에서 신흥동유형권역이 형성되는 것을 시작으로 청동기시대 전기 전반이 되면 요서지방에서는 위영자문화권역이 형성된다. 압록강 중류 유역에 공귀리유형권역이 형성되는데, 이는 신암리-미송리유형권역과 함께 남한 미사리유형의 지표가 되는 돌대문토기의 기원지로 생각된다. 청동기시대 전기 후반에는 요서에 하가점 상층문화권역이 형성하고 위영자문화가 십이대영자문화로 전이하는데, 이 둘의 성격이 상이하므로 요서에는 노로아호산을 가운데 두고 두 종의 문화권역이 생기는 셈이 된다. 전기 조선에 가장 가까운 물질문화로 판단되는 십이대영자문화는 십이대영자유형에서 서기전 6세기 이후 정가와자鄭家窪子유형과 남동구南洞溝유형으로 나뉜다. 이 두 유형은 분포 공간에서 짐작할 수 있는데, 실제 보유한 기물을 비교하면 전자는 십이대영자유형에 요동 재지계 문물이 혼합된 것으로, 후자는 십이대영자유형에 중원과 북방의 청동기문화가 혼합된 것으로 판단된다.


요동에서는 쌍타자문화가 요동반도 북부의 쌍방雙房유형과 남부의 강상崗上유형으로 전이되며, 태자하-혼강 유역에서는 마성자문화가 이도하자二道河子유형과 대이수구大梨樹溝유형으로 전이한다. 이도하자유형은 태자하-혼하 유역에 널리 분포하며 요양을 중심지로 두고 있었으나, 앞서 언급했던 정가와자유형이 들어섬에 따라 태자하 중상류역으로 밀려나게 된다. 아울러 마성자문화집단의 일부가 송화松花강 유역으로 이주하여 서단西團산문화권역을 형성한 것으로 생각된다. 남한에서는 가락동·역삼동-흔암리유형이 형성되어 전역으로 확산된다. 청동기시대 중기에는 남한지방에서 송국리문화가 형성되어 범남한적으로 확산된다. 이와 함께 한반도에는 요령遼寧의 비파형동검이나 동모가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기존의 물질문화 유형이 그대로 유지된다.


중국 동북지구와 한반도의 지역별 물질문화유형 전개(서기전 20세기~서기전 4세기)


청동기시대 후기가 되면 남한, 특히 호서지방에 청동기 다량 부장묘가 본격적으로 축조되기 시작한다. 그 형태는 십이대영자에서 형성되어 정가와자유형단계 때 완성된 단검·다뉴경·무문탁을 위시한 청동기 부장습속과 매우 흡사하므로 계통성이 인정된다. 부장된 청동기는 검·경·탁을 비롯하여 나팔형동기·원판형동기(원개형동기·경형동기)·공구조합(도끼와 끌)과 같이 요령의 부장품 구성에서 볼 수 있는 기물도 있으나 검파형동기나 방패형동기, 새기개 등과 같이 한반도에 와서 등장한 부장품도 있으며, 토기는 수석리식토기 즉 원형점토대토기가 부장된다. 이를 남성리-초포리유형으로 규정한다. 특히 의례용 음향기로서 동탁을 대체하며 등장한 동령(팔주령·쌍두령·간두령 등)이나 새로운 다뉴경 형식인 다뉴세문경 등 한국에서 발명되거나 변형된 기물들이 눈에 띤다. 이 시기에 무덤에 동반되는 토기는 수석리양식 토기 즉 원형점토대토기 조합이기 때문에 이제껏 초기철기시대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요령 청동기문화의 연장선이면서 철기가 동반되지 않으므로 청동기시대 후기로 규정할 수 있겠다.


요령의 비파형동검단계 청동기 다량 부장묘(상좌: 십이대영자 M1; 상하: 정가와자 M6512; 하: 주가촌 XZM1)
중국 동북지구와 한반도의 문화권역



강인욱 등, 2009, 『고고학으로 본 옥저문화』, 동북아역사재단.

김정열 등, 2019, 『요서지역의 청동기문화: 문화접경·다양성·상호작용』, 동북아역사재단.

동북아역사재단, 2007, 『하가점상층문화의 청동기』.

이후석, 2014, 「遼東~西北韓地域의 細形銅劍文化와 古朝鮮: 위만조선 물질문화의 형성과정과 관련하여」, 『동북아역사논총』 44, 동북아역사재단.

중앙문화재연구원, 2015, 『한국 청동기문화 개론』, 진인진.

한국고고학회, 2015, 『한국고고학강의(개정신판), 사회평론아카데미.

葫芦岛市博物馆, 2019, 『辽宁兴城朱家村春秋木棺墓清理简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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