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윤달이 되어야 29일이고
평소엔 28일이 전부인 2월이다.
다른 달보다 고작 이틀 정도 덜어져 있는
2월이 종이를 두장 겹쳐 넘긴 것처럼
휘리릭 지나가버린 듯해서 늘 아쉬웠다.
2월 14일부터 시작되는
남편 생일, 결혼기념일, 내 생일을
가득 채운 달력이어서인지 유독 분주하다.
그렇다고 매 기념일마다 거창한 것을 한다거나
여행을 떠난다거나 하지도 않는다.
문득 지나고나서
"아참, 우리 생일이었네" , "결혼기념일이 어제였네."
하는 우리 둘이다.
다른 가족들, 지인들 생일은 잘도 챙기면서도
정작 우리의 날들은 제대로 묵상(?)하지도 못한 채
흘려보내는 것 같아 어쩐지 서운한 마음이 든다.
다음 해에는 무언가 꼭 하자며 굳게 다짐하지만,
별반 다를 것 없는 다음 해를 맞이한다.
아이가 생기니 더욱 그렇다.
이번 2월도 어느 덧 25일을 지나고 있다.
3일 뒤면 3월이 '까꿍'하고 문을 열터.
올해는 무얼 했을까.
서로의 생일과 기념일을 잊어버린 것은 여전했다.
하나 다른 것이 있다면 글을 썼다.
지인의 권유에 함께 한 에세이 챌린지에서
생각지도 못한 14명의 작가님들을 만나고 같이 글을 엮었다.
그것이 이제 출판 전 마지막 퇴고를 앞두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 했으나 무언가 계속 했다.
작은 시도였으나 어떤 덩어리가 되어서 돌아오고 있다.
그 중에서 나의 글은 유독 보잘 것 없지만서도,
쓰는 내내 출판이 내 분수에 맞는 것인가 곱씹으면서도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
정말 좋은 글들을 뿜어내는 훌륭한 작가님들과
이름을 나란히 적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인 일이다.
그러니 이번 2월은 어쩌면 나에게 선물같은 시간이었다.
글을 분량만큼 써내야 했고 여러번 고쳐야해서
초보 작가에게 쉬운 과정들은 결코 아니었지만
어느새 마지막 퇴고를 앞두고 있다.
작년 한 해 혼란 가득했던 나를 위로하듯
어쩌면 이 책을 쓰는 과정이,
책에 담긴 다른 이의 글들이
나를 토닥거려주는 손이 되어 돌아왔다.
이미 선물 이상인 셈이다.
늘 아쉽게 마감했던 2월을
이번 안녕은 꽤나 설렌다.
곧 '까꿍'하고 나타날 책이 있으니.
그래서 브런치에 소홀했다고...
작은 변명이었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