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개인전 <무거운 난>

by berry


전장연 개인전

<무거운 난>


2024.10.12 - 11.03

@아트스페이스 보안











전시 도면 팜플릿을 보면서 관람했다. '이 작품 제목은 '어제와 오늘' 이래! 이건 '무화과와 자두' 래!' 그동안 현대 미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마주쳤던 수많은 '무제(제목 없음)' 작품들에 익숙해져 있어서, 작품 제목이 주는 의미와 중요성을 잊고 있었다. 제목을 모르고 봤을 때는 평범하게 다가왔던 작품이, 제목을 알고 보니, 작품 설명이 따로 없어도 나만의 감상을 이어 갈 수 있어서 재밌었다.


'문인화의 난치기를 참고한 입체 작품'이라는 작가의 의도가 공감됐던 전시였다. '반복적인 선 그리기'를 하는 작가의 작업 방식과 한 번에 한 획을 긋는 '난 치는 속성'이 작품에서 잘 느껴졌다. 반복적인 선 그리기 작업으로 모인 다양한 굴곡진 선들이 하나의 두꺼운 선이 되고, 한 획이 되면서 하나의 볼륨감 있는 작품으로 표현됐음이 느껴졌다.


전반적인 작품 모양은 난 모양으로, 굴곡진 입체감을 잘 살렸고, 전시 공간에 인공 바람 효과를 주어서 작품이 실제 자연의 난처럼 느껴지도록 전시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불규칙적으로 흔들리는 작품이 흡사 자연 바람에 흔들리는 난을 연상시켰다.


입체 작품이 가지는 최고의 매력은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에서 입체 작품의 이러한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작품이 곡선으로 되어 있어서 다각도로 보는 재미가 있었고, 다른 작품들과 함께 보았을 때, 조화를 이루는, 색다른 느낌의 어울림이 있었다. 이 각도에서는 *1번, 3번 작품을 같이 보고, 다른 각도에서는 2번, 3번, 4번 작품을 한 시야에 담아 보면서, 다채로운 곡선의 조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1번, 2번 등 작품 번호는 전시 도면에 나와 있는 작품 번호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평범한 오브제와 문인화의 난치기 속성을 융합한 전장연 작가만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