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젊은 엄마였던 나를
찾아가 만난다면
기지개 켤 시간도 없이
서두르는 나에게 다가가
꽉 조인 셔츠 단추
몇 개 풀어주고
기말고사 시간표 같은
다이어리 일정 중에
몇 개를 지운 다음 속삭이겠어
다 잘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야
철없는 자식 모습에 화난 나에게
아이 일기장에 적힌 속마음 읽어 주면
모든 걸 배우는 중인 아이에게
내 마음 말하는 게 쉬워질 거야
한아름 열매들과 밤하늘 은하수는
아이가 태어나 처음 보는 것들
나도 함께 만져보고
바라보며 감탄하겠어
동화책 읽어주다 잠든 나에게
꿈속으로 들어가 말해줄 거야
어른이 된 아이와 엄마는
자기만의 이야기길 따라 걷고 있다고
너도 행복하라고
보리수 - 색연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