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농사

by 재발견생활




모든 것이 무너지고

살아갈 방법을

도무지 찾을 수 없는

그런 날이 오더라도


작은 책 하나

놓인 자리에

연둣빛 싹이 나서

잎이 나서

맙소사

동그란 열매가 나요


한 아이가 우연히

이 열매를 먹고는

밑도 끝도 없이

한번 해보자

불끈 용기가 나요

기운이 솟아요


그 아이 얼굴 떠올리고는

농부는 바보같이 혼자

빙긋 웃으면서

씨앗 같은 글자를

종이 밭에 꾹꾹 눌러

한 줄 한 줄 심지요








angdu.jpg 앵두 - 색연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