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 긴 글 #80 - 인사합니다, 이것은 마지막입니다

6개월의 연재를 마칩니다.

by 생강

80.


인사합니다. 이것은 [생강 긴 글 - 사적인 이야기]의 마지막 글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은 편지였다가 일기였다가 소감문이 될 것입니다.


작년 12월에 시작한 긴 글은, 그림일기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던 욕망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림에서 글로 넘어가는 과정이었고, 이것은 제게 모순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문예창작을 전공했고 그림보다 글이 익숙한 사람이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글과 그림을 모두 이용해 제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요. 그러다 글에 대한 욕심이 커져서 수필 연재를 무작정 시작했고 저와의 약속으로, 일주일에 3편의 글을 연재하는 방식으로 6개월이 넘도록 글을 써왔습니다. 벅차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기복 없이 글을 쓰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꼈고, 완성과 마감에서 오는 쾌감이 그 어느 때보다 자극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울면서 글을 쓰고 웃으며 마감을 하는 이 글쓰기의 생태계에 중독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물론 생강의 그림일기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며 이것이 저의 큰 뿌리가 되었음을 느낍니다. 생강의 이야기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긴 글도 찾아주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긴 글 연재를 완결하고 무엇을 쓸 것인가, 궁금해하실 텐데요. 저는 요즘 메일링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애정 하는 작가의 1인 문학 메일링 서비스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맡은 글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원고지 40매의 길다면 길 수 있는 한 편의 글입니다.(생강 긴 글은 대부분 원고지 10매~20매 사이였습니다. A4 1장~2장의 분량입니다. 그래서인지 콜라보하면서 쓴 글은 평소보다 조금 길게 느껴졌습니다.) 아무튼, 이런 협업을 거치며 저 또한 저만의 메일링 서비스를 확보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생각을 한 지는 세 달이 되었으나, 제가 긴 글에 여러 번 썼듯 저는 실행하는 데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사람이라 여전히 시작을 못했습니다. 그러나 곧 출발하고 싶다는 게 지금의 심정입니다.


제가 잘 쓰는 것은 제 이야기이므로 대부분 수필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한 달의 열두 편의 글을 쓰던 시절을 통과해 한 달에 스무 편을 쓰는 시간에 진입할 예정이고요. 월화수목금에 한 편씩 메일함에 찾아갈 것입니다. 이러한 포부와 다르게 월화목금만 연재를 할까, 아니면 월수금? 화목토? 어떡하지, 라는 고민도 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분량은 긴 글을 연재할 때와 비슷할 것이고, A4 1장을 기준으로 두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날이면 2장까지 늘어날 예정입니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네요. 사실 두렵습니다.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듭니다. 그러나 설렙니다.


메일링 서비스는 구독료를 내고 받아보실 수 있는데요. 첫 한 달은 무료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구독자분들과의 약속을 통해 저의 글쓰기 능력을 가늠해보고자 합니다. 첫 메일링은 0호가 될지, 1호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0.5호 정도 되겠네요. 이름은 아직 고민 중입니다. <일간 생강>은 어딘가 발음이 어색하고, <생강 긴 글>은 이곳에 남겨두고 싶고, <했던 말 또 하고>, <사적인 이야기>, <자음과 모음 사이에 풀칠한 마음을> 등등 고민 중인 제목들이 있습니다. 이 글을 고치는 지금은 <생강의 시선 : 사적인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드는군요. 가격은 편 당 500원으로 한 달에 만 원(월화수목금 평일 연재, 20편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돈을 받고 하는 만큼 책임감과 좋은 글에 대한 욕심이 늘어나겠지요. 좀 더 단단해질 저를 상상해봅니다. 처음 글을 투고해서 원고료를 받아 스스로를 먹여 살리던 시절을 기억합니다. 그때의 성취감은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내가 쓴 글로 먹고살 수 있는 기쁨, 작지만 소중했습니다.


가끔은 사진도 첨부할 예정입니다. 저는 저화질의 사진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제 눈보다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고화질의 사진에 관심이 갑니다. 글의 분위기에 맞게 사진을 채워보도록 하지요. 다른 날은 아예 사진으로 채워진 메일링은 어떨까, 고려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친구에게 카메라를 샀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제가 찜해놔서 물건을 받고 그 자리에서 돈을 쏴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블로그에 일상 이야기를 올리며 사진을 첨부할 때가 있는데 그것은 모두 핸드폰으로 찍은 것이고 화질이 안 좋습니다. 메일링은 좋은 카메라를 써서 사진을 첨부할까 생각 중입니다.


낭독도 고려 중입니다. 이건 잘 썼다 싶은 글을 골라 한 주에 한 번씩 낭독을 한 음성 파일을 첨부할까 생각 중입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계속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을 보니, 메일링 프로젝트에 꽤나 진심인 것 같네요. 월화수목은 에세이로, 금요일은 짧은 낭독과 사진을 보내면 어떨까 싶어요. 저의 재량으로 날짜나 메일의 구성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재밌는 일이 될 것 같아요.


[생강 긴 글 - 사적인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쓴 글은 제 인생에서 가장 솔직한 글입니다. 하지 않은 이야기도 있지만 시도한 이야기가 많아서 스스로 성장을 느낍니다. 글을 정독하고 댓글을 달아주시거나 하트로 마음을 표현해주신 독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때로는 제게 용기를 주셨고 액정 너머로 보이는 독자 분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새벽에 읽으시는 분들의 좋아요 알림은 잠들던 저를 깨우는 기분 좋은 신호였고, 아침과 점심 사이에 읽으신 분들의 댓글은 언제나 용기가 됐습니다. 생강 채널의 구독자가 100명 가까이 되어간다는 사실에 많이 벅찹니다. 긴 글을 연재하고 나서 많은 구독자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애정이 가는 프로젝트였고, 나 자신이 마감을 얼마나 지킬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이었는데 생각보다 성공한 것 같아요.


생강 긴 글은 여기서 잠시 멈춥니다. 이것은 곧 메일링 서비스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생강 긴 글의 초반부터 같이 달려와 주신 분들은 생강 에세이의 초기 모습을 목격하신 겁니다. 불안정하고 자주 울던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군가 읽는다는 생각에 매일 밤 즐거움과 고통 사이를 아찔하게 넘어 다녔습니다. 값진 경험이었고요.


메일링 서비스를 열면 이곳에도 물론 소식을 알릴 예정입니다. 대부분은 인스타그램에서 진행할 예정이나 혹시 궁금하거나 전할 말이 있다면 이 곳에 댓글을 다셔도 무방합니다. 블로그에도 올려야겠군요. 그곳은 정말 투박한 일기장이 되어버려서 어떤 분위기로 올려야 할지 고민이 되는군요. 그날의 제가 알아서 잘하겠지요.


이제까지 [생강 긴 글 - 사적인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메일링 서비스 또한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 진행되니 저의 글이 궁금하시다면 찾아와 주세요. 머지않은 날에 생강 메일링 서비스로 찾아오겠습니다. (제발 미래의 나야, 열심히 해서 빨리 들고 나오렴..) 제목을 정하면 표지 디자인이나 원고 모으기 등등, 메일링 기획이 곧바로 진행될 거예요. 다음 달 초에는 발행을 시작하고 있길 바랍니다. (부지런하게 움직이길 바란다, 나 자신아. 글도 쓰고 일도 다니고 열심히 살란 말이다.) 꿈이 하나 있다면 이 곳의 글(사적인 이야기)과 메일링 서비스의 글을 합쳐 독립 출판을 하는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이곳에도 제 책을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날까지 건강하고 다정하게 글을 쓰도록 해보겠습니다.


사적인 이야기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여러분은 저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목격한 사람들입니다. 재밌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그림일기와 채식 일기는 그대로 진행하니 그대로 찾아와 주세요. 감사합니다.


생강 올림.


ps.

생강 긴 글의 표지는 코로나가 없던 시절 노르웨이에서 찍힌 별 사진입니다. 제가 찍은 것은 아니고요, 저의 언니가 찍은 사진입니다. 지루하게도 항상 같은 표지를 고집했던 생강 긴 글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삶에 항상 별이 쏟아지듯 황홀한 일들이 가득하길.



생강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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