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 보송해지는 마음
79.
끼얹어도 눅눅해지지 않는 마음
눅눅해도 금세 보송해지는 마음
그런 마음을 상상한다.
너무 건조하지도 너무 축축하지도 않은 마음
기복 없이 잔잔한 마음
그런 마음을 바라고 있다.
마음은 멋대로 뜨거워져서
열심히 열을 내면 습해진다.
금방 상하고 금방 지친다.
사랑과 열정이 그랬다.
어느 날엔 멋대로 식어서
어떤 따뜻함이 다가와도
따뜻해지지 않고 도리어 그의 온기를 뺏어
무기력 속으로 함께 빠진다.
밤과 새벽이 그랬다.
비가 오면 마음에 우비를 입고
해가 내리면 햇빛에 얼굴을 말리고
바람이 불면 기둥을 붙잡고
눈이 내리면 발자국을 남기는 사람이고 싶다.
어느 쪽으로든 기울지 않는
그런 마음을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