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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이야기놀쇼, 잘 마쳤어요.

이야기놀쇼 오프라인 버전이 시작되기까지

by 말쿡 은영

이야기놀쇼 오프라인 버전이 시작되기까지


하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다.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하면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유튜브에서 조금씩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한 지도 어언 8개월가량이 넘어가고, 고객과 직접 만나 그들의 반응을 보고 니즈를 파악하고 새로운 요소를 가미해야 할 필요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귀찮았다. '귀찮다'는 단어 한 마디에는 여러 가지가 포함되어 있다.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데 필요한 각종 실무, 특히 모객을 위한 적극성 등을 발휘하기엔 많은 것들이 채워지지 않은 것 같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요!” “이 말을 당신들이 꼭 들었으면 좋겠소!” “꼭 들을 필요가 있소!”에 대해 스스로 확신을 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그 굳은 심지를 마련하는 데에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것이었다.


어렵사리 조금씩은 채워지고는 있었다. 그 과정을 사람들과 공유하고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격려를 받고 뽐뿌질도 감사하게 받으며 어느 날 나는 이야기놀쇼 오프라인 버전의 날짜를 무작정 박아버리고 만다. (고마워요 파랑님! )


일단 날짜를 박아버리고 빼도 박도 못하게 SNS에 홍보를 해버렸다.

‘7월 19일’ ! 이 날짜에 열지 못하면 쪽이 팔릴 일이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다시 한번 실망을 할 것이었다. 그 이후로, 가만있을 때에도, 걸어 다닐 때에도 늘 프로그램에서 내뱉을 메시지를 정리하였다. 틈틈이 메모하고 헐거운 상태이지만 흐름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 메모가 어느 정도 차올랐다는 생각이 든 후에 문서에 뼈대를 만들고 포인트를 잡았다. 포인트별로 살을 붙이고, 구체적인 사례도 추가하였다.


그렇게 그렇게 나의 발표안 + 미니워크숍 설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참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먹기 좋게 떠먹여 드릴 수 있는 상태로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러다 ‘내가 무슨 말을 하자고 하는 거야?’라는 미궁 속에 수차례 빨려 들어가기도 했다. 갑자기 나의 메시지가 별거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확 드는 그런 순간 말이다. 이 말을 뱉었는데 청중이 ‘뭥미?’라고 생각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그것 말이다.


SNS에서 홍보를 개시한 날, 아마 올린 지 1시간도 안 되었을 때, 한 분이 참가비 2만 원을 꽂으셨다. 깜놀이었고 이런 신박한 경험은 좀처럼 해보기 어려운 것일 게다. 다름 아닌 최근 출간한 공저 <쓰다 보니 나를 만났습니다> 의 멤버 작가분이었다. 뒤이어 다른 멤버 작가분들도 하나같이 한마음으로 등록을 해주셨다. 그리고 나의 절친 민정 언니까지 시원한 등록을 시연해주셨다. 그밖에 많은 지인이 응원을 보내주었고 “가고 싶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요.” “가고 싶지만, 직장 때문에 오전 시간에는 갈 수가 없네요.” 등등 다양한 말들로 그들의 진심을 보여 주셨다. 빈말이 아니라 진심임을 알 수 있었고 보이지 않는 나의 잠재력을 그간 나를 경험한 것을 토대로 그저 믿어주심에 큰 힘을 얻었다.

20230719_122452.jpg 아주 신나는 표정이쥬? ^^

소규모의 첫 오프라인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사실 안전한 판으로 시작하고 싶어서 홍보를 크게 하지 않는 편을 택했다. 어떤 말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은 나지만, 잘한 건지 어떤 건지 스스로 느껴지는 바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마친 후 소감을 나누는 시간에 감동을 했다.


“내가 이런 보석 같은 사람을 알고 있다니..”

“기대 이상으로 아주 좋았어요.”

“은영님의 생각과 계획을 총체적으로 들을 수 있어 좋았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은영님의 이야기를 그간 들어왔던 사람으로 이런 자리가 시작된 것이 감회가 매우 있어요.”


‘여러분, 너무 감사해요. 정말로요. 무조건 지지해주시는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들어주시고 참여해주셨고, 소감까지 함빡 담아 제게 전해 주시다니…’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올라왔다.

“잘하든 못 하든 이렇게 응원해주러 달려와 주셔서, 이 첫 시작에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시작은 미미하나, 인정받는 기분을 느끼게 해줘서 힘주고 싶었어.”라며 꽃다발을 선물해주신 분도 계셨다. ‘세상에 세상에.. 이런 마음씀을 배우고 실천하려면 나는 아직 멀었다…’

이렇게 나는 탄력을 받았다. 8월 중에 다시 한번 ‘이야기놀쇼’를 열어볼 생각이다.

한걸음 나아감으로써 내가 선사 받는 감회가 기대 이상인 것 같다. 이 느낌 잃기 전에 어서 무언가를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미니워크숍에 집중하시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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