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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이은영 Aug 18. 2023

[이야기놀레터] 2호 여는 글

분명 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2023년 8월 11일 발행]


[2023년 8월 11일 발행]  전문보기 링크


분명 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안녕하세요. <리브스토리즈> 최은영입니다.


요즘 여러분은 어떻게 노시나요? 놀 시간 확보 자체가 일단 힘드시겠지요? 그렇다면, 놀 시간이 주어질 때 바로 '놀이'로 돌입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계신가요? 놀아본 놈이 놀 줄 안다는 말 하나 틀린 거 없어요. 너무 오래 못 놀았더니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자연 드러누워 티브이나 휴대전화기를 보고 너무 심하게 누워있었나 싶으면 집안 정리를 좀 하거나 주변 산책을 하곤 합니다.


반면 우리 아이 노는 양상을 가만히 관찰해보았습니다. 생각 굴러가는 소리가 지칠 줄을 모릅니다. 친구와 어쩜 그리 나눌 이야기가 많은지 끊이질 않고요, 심지어 슬라임을 만지며 일인다역을 소화하며 쉬지 않고 쫑알거립니다. 아이의 일상에서 오는 생각의 거리, 말할 거리, 놀 거리가 긴밀하게 그리고 아주 역동적으로 서로 전환되는 것 같습니다.


놀 줄 모르게 된 어른들은 역할과 책임이 머리를 지배하고 있어 노는 신경이 서서히 둔화하여 왔을 터인데요, 우리 아이도 커가면서 '해야 하는 것'이 점차 늘어나면서 온전했던 무념무상의 행복의 기운에 점차 균열이 생기고 슬며시 불행의 싹이 트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안타깝지만 성장에 따르는 책임이라는 명분으로 아이에게 우리는 무언가를 계속 부과합니다. 이 모든 것은 아마 불안에서 가장 크게 기인하는 듯합니다.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한 역량을 기르기 위함이잖아요?


사전에 굉장한 준비를 하지 않아도, 사실 살다가 맞닥뜨리는 과제를 해결 못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요, 우리를 지배하는 불안과 염려는 미래를 위한 현재의 책임에 매몰되게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놀고 싶을까요? 그 욕구를 느끼는 것마저 잊어버린 듯한 요즘, 나에게 어떤 자극을 줄까 고민합니다. 난데없이 필사 책을 사서 끼적여보기도 하고, 무리해서 운동해서 두통을 겪기도 합니다. 잃어버린 놀이의 감각을 튜닝하기 위해 이것저것 부딪혀보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조금만 끌려도', '그냥 어쩐지' 해보기도 하고, 그 이후 내가 느끼는 자극에 집중해서 그것을 토대로 좀 더 다양하게 좀 더 세게 해보아야겠습니다.


이 더운 여름에 몸을 사려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엄습하지만,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제일 놀기 좋았던 계절이 '여름'이었는데 말이죠. 계곡물에 담가뒀다 먹었던 수박 상상하시면서 시원한 과일 드시고 기분 전환해보시기 바랍니다.


2023년 8월의 어느 날에


놀레터지기 최은영 드림


#콘텐츠엔터테이터 #온몸스피커 #Social_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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