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움 Feb 07. 2024

드라마 분석; <일타 스캔들>

“아는 맛이 제일 무섭지, 알지만 당기는 라면같은 드라마”

<일타 스캔들> 포스터




드라마 소개 및 전체적인 평


밥 먹을 시간도 없지만, 밥을 굳이 먹어야 하나라는 생각으로 사는 일타 강사와 뜨신게 들어가야 살만하다는 반찬가게 사장. 전혀 다르지만, 알고보면 다시 만날 수밖에 없던 인연이었던 두 사람. <일타스캔들>은 자석의 양극과도 같은 그들의 이야기를 억지럽지 않게 풀어냈다.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속에 스릴러까지 가미된, 아는 맛이지만 자극적인 라면같은 드라마다.   







강점



반찬 가게 사장 남행선(전도연) / 일타 수학 강사 최치열(정경호) ⓒ tvN 일타스캔들


“신선한 소재, 반찬 가게 사장과 일타 강사의 연애”

평범한 여자주인공, 캔디형 여자 주인공은 많지만, 일타스캔들의 여자 주인공 ‘남행선’은 반찬가게의 사장이다. 게다가 작 중에서 사연은 있지만 딸을 둔 엄마이기도 하며, 돌봐야하는 동생도 있다. 겉보기에만 캔디가 아닌 '남행선'이라는 인물은 진짜 우리 사회에 있을 법한 누군가였다. 하루 아침에 가장이 되어 운동 선수를 그만두고 반찬가게를 하게 된 주인공과 1조원의 사나이로 불리는 일타강사와의 스캔들은 자극적인 소재가 넘쳐나는 드라마들 사이에서 신선하면서도 간질거리는 소재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최치열과 남행선 ⓒ tvN 일타스캔들



“캐릭터성을 드러내는 의상과 헤어”

남행선 캐릭터를 만들어내는데 코디도 한 몫했다. 극 중 가난한 역할임에도 그렇지 않은 패션 아이템들로 화제가 되곤 한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야만 하는 그런 드라마들은 제쳐두고, 일타스캔들은 여자 주인공의 섬세한 코디들을 볼 수 있다. 반찬 가게와 잘 어울리는 따뜻한 색감과 잔꽃 패턴의 옷들은, 힘든 현실에 억척스럽지만 발랄한 남행선 캐릭터를 더욱 활기있는 사장으로 보이게 한다. 이런 소소한 디테일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인물의 색을 잃지 않게 만드는 힘이다.






ⓒ tvN 일타스캔들, 13회



“평범한 로코가 아닌 그 안에서 그려낸 부조리와 범죄”

로맨스코미디라는 큰 장르 안에 사회 저변의 부조리를 담아냈다. 사실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 여느 로맨스 코미디로 끝날 수 있는 인물 구성이다. 그러나 극이 진행될 수록 다양한 갈등구도와 미스테리한 극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특히, 학원가 안에서 학부모들의 치열한 기싸움과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 등 실제 현실을 보여주고 우리를 대신하고 있다. 또한 문제지 유출과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해 에피소드를 구성하여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개인의 욕망 실현을 위해 뿌린 씨앗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괴롭게 하고, 목숨을 앗아가기도 하는지를 긴장감있게 풀어냈다.   









아쉬운 점


“매력적이었던 캐릭터들의 설정 붕괴”

극이 후반부로 달려갈 수록 캐릭터들의 설정 오류가 보인다. 선재의 엄마 역인 ‘장서진’은 변호사임에도 어딘가 허술하다. 상황을 장기적으로 보지 못하고 문제 해결에만 집착한다. 알콜 의존증에 외로움을 느끼는 캐릭터임에도 아쉬운 전개였다. 더 지능적이고 계산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최치열' 역시 좋은 머리와 능력을 가진 일타 강사로 등장하지만, 바로 곁에 있는 지동희 실장의 이상한 점은 눈치 채지 못한다. 행선의 친구 '김영주'와 행선의 남동생 '남재우'의 관계 서사도 갑작스러웠다. 눈깜짝할 새 키가 큰 재우에게 반했다는 설정과 이에 바로 치고 들어오는 영주의 고백은 아쉽게도 뜬금없게 느껴졌다. 좀 더 일찍 둘의 감정선을 조명해주었다면 어땠을까.






ⓒ tvN 일타스캔들, 15회



“그저 자살로 일단락된 악인의 끝”

일타 스캔들은 로맨스 코미디 장르이지만 극 후반부에 스릴러 장르로 방향을 틀었다. 장르 전환 자체는 좋았지만, 스릴러로 끌고간 것에 비해 아쉬운 악인 처치였다. 스릴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스캔들로 시끄러웠던 행선과 치열의 서사는 급 마무리가 되었고, 그들의 러브 스토리를 보기도 전에 해이에게 사고가 일어난다. 해이를 그렇게 만든 범인이자 모든 사건의 시작이었던 지동희는 치열에게 들키고 자살로 마무리가 된다. 

그 외에도 수많은 떡밥과 이야기가 풀리지 않은채 마무리되면서, 급하게 끝맺는 느낌이 강했다. 서진과 대화가 단절된 희재의 전사, 또는 입시 스트레스로 극에 달했던 수아의 서사도 좀 더 풀어줬으면 어땠을까 아쉬운 마음이다. 



 



개선점 제안과 필자의 생각


일타 스캔들은 사실 대중들이 좋아하는 모든 요소를 한데 섞어 놓은 느낌이었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정말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일타스캔들은 여러 인간 군상을 다루고 있지만, 그 안에서의 따뜻한 이야기가 결국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다. 입시에 혈안이 된 학원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부조리와 범죄를 그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그래도 아직 따뜻한 세상'을 그리고 싶었던 게 아닐지. 가슴 따뜻한 이야기와 쫄깃한 긴장감도 함께 챙기고 싶다면 일타 스캔들을 추천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드라마 분석; <닥터 차정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