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미스 몰리(Miss Molly)
Sparkling Shiraz
안녕하세요. 실로 오랜만의 와인 글입니다. 축축한 장마철에 접어들며 시작된 알레르기가 9월 말이 되어서야 겨우 사그라들었습니다. 그간 금주하며 지냈어요. 정말 오랜만의 와인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와인은 호주의 몰리두커(Molly Dooker)에요. 신대륙의 유명 메이커인데, 라벨의 그림체가 참 귀여워요. 돌려서 따는 스크루 코르크입니다. 와인 오프너가 필요 없어요.
가장 기본이 되는 쉬라즈로 더 복서(the Boxer)가 있습니다. 권투 글러브를 낀 한 남자가 그려져 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사진이 없네요. 쉬라즈 하면 진하고 떫은 걸 많이 떠올리실 텐데 그런 농밀함이 있으면서도 체리향이 감도는 향긋한 와인입니다. 쉬라즈 품종은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더 복서는 좋아한답니다. 와인 치고 도수가 좀 있어요. 16도 정도. 그래서 고기랑 먹으면 좋은데, 사실 더 복서는 그냥 먹어도 맛있는 것 같아요.
Miss Molly오늘 이사 축하 겸 격리 해제 축하주로 미스 몰리를 골랐어요. 다시 Miss가 된 저에게 주는 격려주 같은 거라고 할까요? 스파클링 쉬라즈는 찾아보기가 어려워서 호기심에 업어온 아이인데 얘는 단맛이 전혀 없습니다. 오늘 같은 날은 살짝 달아도 좋을 것 같은데 차라리 칸티같은 걸 딸 걸 그랬을까요.
The Violinist얘는 화이트인데 역시 도수가 16.5도로 높아요. 하지만 맛에서는 알코올 향이 나지 않는답니다. 청량하게 맛있었던 기억이에요.
Carnival of Love몰리두커 시리즈 중에서 고가에 속하는 카니발 오브 러브입니다. 기대를 많이 했는데 브리딩 시간이 짧아서 충분히 제 모습을 보지 못했어요.
집에 블루 아이드 보이(Blue Eyed Boy)도 사두었는데 다음에 마셔보고 인상적이면 말씀드릴게요. 저는 부담 없이 더 복서가 어느 자리든 잘 어울려서 좋아요.
몰리두커는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회사였는데 두 사람이 이혼을 했나 봐요. 그 후로 카니발 오브 러브가 그전보다 맛이 없어졌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리곤 해요. 어디든 귀여운 글씨의 몰리두커가 보이면, 종류에 상관없이 평균 이상은 하는 와인이라고 믿고 선택하셔도 될 것 같아요.
다시 와인 한 잔 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깊어가는 가을을 와인과 즐겨볼까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