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내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 아닐지라도
회고
바람난 현장을 들킨 그녀는 집에 들어와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나를 기다렸다.
내가 집에 들어서자 그녀는 문 앞에서 나를 붙잡으며 물었다.
“할 말 있지?”
이어진 말은 차가웠다.
“우리 이제 그만 끝내자. 이제 다 알았잖아? 어떻게 같이 살아?”
그동안 왜 자신을 못 믿고 의심하냐며 날 책망하던 그녀는, 16년간의 결혼 생활을 스스로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나는 그날 알았다. 그녀의 바람 상대가 같은 아파트 이웃이었다는 사실을.
매일 집옆 골프 연습장에 간다더니, 돌아와서는 땀 한 방울 없던 그녀.
의심할 만한 신호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그런데 나는 애써 그 신호를 외면하며, 내 감정의 스위치를 "꺼두기"로 선택했던 것이다.
어쩌면, 이런 결말은 언젠가부터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었을 때, 어느 날부터 어두운 곳에 차를 세우고 한바탕씩 울었다
눈물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내게 못할 짓을 했다는 건 맞지만, 어차피 언젠가 끝날 일이었다면 차라리 잘된 일이다. 이제 내 남은 삶은 온전히 내 책임으로 살아가자.”
이 결심은 내 삶을 조금씩 바꿔놓기 시작했다.
5년 만에 다시 시작했던 담배를 끊고, 술도 줄였다.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을 들였고,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렸다.
운동을 다시 시작했고, 소홀했던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혼자 여행을 떠났다.
물론 그녀가 나게 했던 일이 떠오를 때마다 화가 났다. 하지만 이제는 내 감정과 내 삶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녀와의 결혼 생활을 되돌리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내 자신을 돌보고, 내 삶에 평안과 만족을 찾아가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혼 후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우리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제야 깨달았다.
그동안 내가 간과했던 문제들, 내가 외면했던 내 잘못들이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결코 좋은 남편이 아니었다.
그녀가 가족 안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했던 이유는 나에게도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다른 환경과 사람들에게서 만족을 찾으려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녀를 용서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내 실수들을 받아들이고 나니, 내가 그토록 억울하게 여겼던 피해자는 사실 완전히 무고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형편없는 관계를 오랜 시간 끌어온 데에는 나 역시 역할을 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가족, 특히 부부라는 관계는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이다.
행복을 함께 추구하는 일이다.
그런데 나는 내가 이기적이고 남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면, 어쩌면 나 자신도 그런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단지 스스로 깨닫지 못했을 뿐.
내 실수가 그녀의 잘못을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나는 이제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로 했다.
또 같은 신호를 무시하지 않을 책임도 나에게 있다고 다짐했다.
이혼은 고통스러운 경험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나에게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경험이기도 했다.
그 사건 덕분에 나는 기존의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들을 시도하고, 내 삶을 하나씩 수정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남 탓만 해봐야 내가 힘들 뿐이다.
때로는 내 잘못이 아닌 일도 "내 책임"이라는 마음으로 해결해 나가려 할 때,
나는 비로소 하루하루 성장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결국, 나를 성장시키고 내 삶을 바꿀 열쇠는 타인도, 과거의 상처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다.
삶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가 많다.
믿었던 사람이 등을 돌리고, 소중하다고 여겼던 관계가 무너질 때, 우리는 절망의 바닥에서 길을 잃는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바닥에서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혼이라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삶의 무게를 남 탓하며 떠넘기는 동안, 나는 내 성장의 기회를 스스로 가로막고 있었다는 사실을.
누군가가 내 삶에 상처를 주었다면, 그것이 내 탓이 아닐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상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내 삶을 어디로 이끌어 갈 것인지는 오롯이 나의 책임이다.
이혼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아픈 관계를 정리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은 힘들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 저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한때는 그녀를 탓하는 데 온 마음을 쏟았지만, 이제는 제 실수도 인정하고, 스스로의 성장을 위한 길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시간은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문제를 해결합니다.
고통을 마주하고 스스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때, 시간은 비로소 우리의 편이 됩니다.
만약 당신이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다면, 그 고통 속에서 혼자라고 느낄지 모릅니다.
그러나 믿으세요. 당신은 스스로를 치유할 힘을 가진 사람입니다.
무너진 관계나 상처를 지나치게 탓하지 말고, 그 경험에서 배움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묻고 답하세요.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그 삶을 위해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삶의 고난은 우리를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 강하게 일어설 기회를 줍니다.
저는 과거의 상처 덕분에 더 단단해졌고, 그 덕분에 앞으로의 인생을 더 주체적으로 살아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오늘이 고통스럽더라도,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 겁니다.
한 발 한 발 내딛다 보면, 언젠가 당신의 앞에 펼쳐진 세상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풍경일 겁니다.
삶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리고 당신도 그 흐름 속에서 계속 나아갈 겁니다.
당신이 삶을 다시 사랑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삶은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오늘입니다.
내일은 반드시 더 빛날 것입니다.
오늘부터 9일간의 연휴네요
저는 아이들과 함께 무얼 해야 할지 아직 정해지 못했습니다.
셋이서 하고 싶은 것들을 종이에 접고 뽑기를 해서 해볼까 하는 생각이 슉~ 하고 지나갑니다.
이번 명절에는 저에게 또 다른 문제들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우울증이 다시 심하게 오셔서 아버지와 함께 여동생집에 가 계십니다.
문제에 집중해서 방책을 세워봐야지요 대안이 안되면 문제와 비슷한 책을 빌려서 몇 권 읽어보면서 고민해 봐야겠지요
이번 연휴는 얼굴만 뵙고 인사만 드리고 하루만 같이 지내고 와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서 뵙고 결정하려 합니다.
가족, 그리고 친지분들과 행복한 설날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