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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양육하며 엄마의 역할까지

해내고 싶은 아빠의 이야기

by 안전모드

저는 두 딸(고1, 중1)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혼자 양육한 지 2년째, 딸들의 정서적인 부분까지 잘 채워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솔직히 얘기하자면 여성적인 감성과 세심한 정서적 공감에서 부족함을 많이 느낍니다.

딸들이 자랄수록 엄마의 빈자리가 느껴질까 봐, 그리고 제가 더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서 늘 고민합니다.

집에는 함께 7년째 키우고 있는 강아지가 한 마리 있는데, 강아지가 실수로 똥이나 오줌을 엉뚱한곳에 싸고 냄새가 심할 때 아이들에게 “뒷처리 좀 잘하라”며 싫은 기색을 내비치곤 했습니다.

딸들이 그런 저의 모습에 실망하며 휙~ 돌아서는 모습을 보며 제 행동과 감정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험과 고민을 통해, 어떻게 하면 엄마의 정서적 역할까지도 포함해 더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왜 다를까?

엄마와 아빠는 같은 부모이지만, 아이를 대하는 방식과 역할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엄마: 아이와 임신 기간 동안 한 몸으로 지내며, 아이를 자신과 하나로 느낍니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감성적이고 세심한 보살핌을 제공합니다.

아빠: 아이가 태어난 뒤에야 부모로서의 애착을 형성합니다. 상대적으로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세상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편부 가정에서는 아빠가 엄마의 정서적 역할까지 채워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아빠만의 고유한 강점을 살리면서도, 정서적인 공감력을 키워 딸들에게 엄마의 빈자리를 최대한 채워주고 싶습니다.


이 시대가 원하는 아빠의 모습

오늘날 사회는 아빠에게 단순히 경제적 책임뿐 아니라, 정서적 유대와 참여를 통해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역할을 요구합니다.

스칸디 대디: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다정한 교감을 나누는 아빠.

프렌디(프렌드+대디): 친구처럼 아이와 소통하며 관계를 쌓는 아빠.

라떼파파: 육아를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수행하며 아이와 함께하는 아빠.

과거와 달리,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는 정서적 참여와 공감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좋은 아빠가 되는 길

1. 딸들의 성장 과정에 맞춘 공감과 지원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정서적 요구는 달라지기 때문에, 각 나이에 맞는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고등학생 딸(고1): 자아 정체성을 찾는 시기

고민 들어주기: 진로, 친구 관계, 학업 등에서 딸이 느끼는 부담과 고민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강요하기보다는 공감과 지지를 보내주세요.

예: “어떤 선택을 해도 네가 노력하는 걸 믿어. 아빠는 네 편이야.”

자율성 존중하기: 딸이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기회를 주세요.

예: “이번 주말 계획은 네가 세워봐. 아빠가 도와줄게.”


중학생 딸(중1): 감정 기복이 심한 사춘기

작은 일에도 칭찬하기: 딸이 작은 노력이라도 인정받고 싶어 하는 시기입니다.

예: “네가 강아지 산책을 잘 해줘서 강아지도 행복할 거야.”

즐거운 활동 함께하기: 중학생 딸은 여전히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예: 요리나 DIY 같은 활동을 함께하며 유대감을 쌓아보세요.


2. 강아지를 활용한 가정의 화합

강아지는 가족의 일상에서 감정적 연결을 촉진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강아지와의 일상으로 딸들과 협력하기

역할 분담: 강아지 돌봄에 관한 구체적인 역할을 딸들과 나누세요.

예: “오늘은 네가 산책 담당, 내가 목욕 담당이야. 같이 해보자.”

강아지와의 특별한 시간: 주말에는 딸들과 강아지와 함께 공원에 나가거나 간단한 운동을 함께하세요.


강아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

책임감: 강아지 돌봄은 딸들에게 책임감을 가르칠 좋은 기회입니다.

감정 교류: 강아지와의 교감은 딸들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합니다.

문제 해결: 강아지가 실수했을 때 딸들과 함께 해결책을 고민하며 협력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3. 아빠로서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태도

긍정적인 표현을 생활화하기

딸들이 아빠와의 관계에서 항상 사랑과 지지를 느끼게 하세요.

“아빠는 너희와 함께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해.”

“네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견해.”


감정을 다루는 방법 보여주기

딸들에게 솔직한 감정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 “강아지가 실수해서 처음엔 화가 났지만, 네가 도와줘서 기분이 나아졌어. 고마워.”

감정을 조절하고 긍정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들이 배우도록 하세요.


4. 딸들과의 특별한 의식 만들기

가족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작은 의식(rituals)을 만들어보세요.

예시: 매주 ‘가족의 날’

강아지와 함께 피크닉, 가족 영화 감상, 특별한 저녁 식사 등을 통해 추억을 만드세요.

딸들에게도 의견을 물어 활동을 계획하도록 하세요.

예: “이번 주 가족의 날엔 뭐 하고 싶어? 네가 정하면 다 같이 할게.”

개별적인 1:1 시간

각각의 딸과 1:1로 시간을 보내며 딸들의 개별적인 관심사와 고민을 들어주세요.

예: “오늘은 고1인 너랑 카페 가서 너 좋아하는 케이크 먹으며 이야기하자.”


5. 아빠의 성장과 자기 돌봄

아빠가 행복하고 건강해야 딸들에게도 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아빠 자신의 건강 챙기기

신체적 건강: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여주세요.

정신적 건강: 스트레스 관리와 자기 돌봄 시간을 가지세요.

예: 독서, 음악 감상, 산책 등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활동을 실천하세요.

새로운 육아 방식 배우기

한부모 가정을 위한 부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관련 서적을 읽으며 지속적으로 배워보세요.

배우고 성장하는 모습을 딸들에게도 보여주는 것이 좋은 본보기가 됩니다.


6. 함께 성장하는 가족의 모습 그리기

딸들과 미래에 대한 대화 나누기

딸들과 함께 미래의 꿈과 목표를 이야기하며 긍정적인 상상을 공유하세요.

예: “강아지는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할 거야. 나중엔 네가 더 많이 돌봐줄 수 있겠지?”

딸들이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격려하세요.

실수와 갈등을 성장의 기회로 활용

강아지 돌봄 문제처럼 작은 갈등도 딸들과 협력하여 해결해 보세요.

예: “오늘 강아지 똥 문제는 우리가 같이 해결했으니, 다음엔 더 잘할 수 있겠지?”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세요.


아빠로서의 성장을 위한 노력

1. 시간과 관심은 최고의 사랑

딸들에게 가장 큰 사랑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입니다.

“강아지 산책은 아빠와 함께!” 같은 일상을 통해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세요.


2. 딸들에게 여성 롤모델 제공

엄마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채워줄 수 있는 여성 롤모델을 만날 기회를 마련하세요.

학교 선생님, 여성 친척, 멘토 등이 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3. 전문적인 도움 활용

한부모 가정을 위한 부모 교육 프로그램이나 가족 상담을 통해 딸들의 정서를 더 깊이 이해하세요.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배우고 보완해 나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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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웃는 아빠, 함께 성장하는 가족

아빠로서 완벽하려고 애쓰기보다는, 딸들과 함께 성장하고 서로 웃을 수 있는 일상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아지와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딸들과 자연스럽게 교감하며, 정서적 유대를 깊게 쌓으세요.

작은 실수도 따뜻하게 넘기며, 딸들에게 사랑과 안정감을 주는 든든한 존재가 되어주세요.

“아빠와 딸, 그리고 강아지가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한 가정”이라는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며,

지금 이 순간도 충분히 가치 있고 소중하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아이들은 당신이 무엇을 말했는지, 무엇을 했는지는 잊어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그들과 함께 있을 때 어떤 느낌을 주었는지는 평생 기억할 것입니다.”

– 마야 안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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