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채우다
나는 요리를 좋아한다.
거의 매일 요리를 한다.
주먹밥, 국, 찌개, 초밥, 회, 갈비, 수육, 볶음밥, 오징어요리까지.
예쁜 모습으로 완성되진 않지만 레시피만 있으면 무엇이든 만들어 아이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어떤 날은 깔끔한 일본식 덮밥을, 또 어떤 날은 얼큰한 찌개를 끓인다.
아이들이 "오늘은 이걸 먹고 싶어!"라고 말하면, 그날의 메뉴는 곧 정해진다.
내가 생각하는 요리를 잘하는 비결은 세 가지,
좋은 재료, 정성, 그리고 반복이다.
좋은 재료는 기본이다.
식재료 하나하나를 신경 써서 고르고, 신선한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정성은 음식에 온기를 담는 일이다.
가족이 한입을 베어 물 때 "맛있어요~" 느낄수 있도록 정성을 다한다.
반복은 경험의 힘이다.
처음에는 어설퍼도 계속하다 보면 손맛이 붙고, 자연스럽게 더 맛있어진다.
이 세 가지가 어우러질 때, 비로소 요리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사랑이 담긴 한 끼가 된다.
공예는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작은 세계다.
내 손으로 직접 재료를 다듬고, 조합하며 완성해가는 과정이 즐겁다.
특히 맥간공예라 부르는 보릿대 공예에 빠져 지낸 적이 있다.
보릿대를 직접 채취해 삶고 말려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완성한 작품들은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었고, 남은 몇 개는 지금도 집 벽을 장식하고 있다.
직장인 신공(?)을 발휘해, 대표님께 직접 만든 공예품을 설 선물로 포장해 드렸다.
대표님은 여기저기 자랑하며 흐뭇해하셨고, 덕분에 나도 작은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공예는 오롯이 나만의 손길이 담긴 작품을 만드는 일.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때의 기쁨이 크다.
인테리어는 나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고,
무엇보다 정말 즐거운 도전이었다.
퇴근 후 3개월 동안 도배·장판 학원을 다니며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34평 집을 6개월에 걸쳐 주말마다 스스로 변신시켰다.
벽지를 뜯고 새로 도배하고,
인테리어 필름을 붙이고,
강화마루 코팅을 하고,
등을 led로 교체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한 문을 직접 교체했다.
모든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한 단계씩 완성될 때마다 성취감이 밀려왔다.
천장을 줄무늬로 포인트 도배까지 했는데,
딸2가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든다며 다시 해달라고 한다.
"음… 봄이 오면 아이들 방과 천장을 다시 도배해볼까?"
처음보다 더 능숙해진 내 손을 떠올리며, 벌써부터 손이 근질거린다.
전문가처럼 완벽하진 않지만,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나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내가 직접 바꾼 공간에서 생활할 때의 뿌듯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나의 다음 도전은 무엇일까?
내 삶을 채우는 것은 경험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직접 부딪혀 배우고,
그 과정을 온전히 느끼는 것.
그러다 보면 또 하나의 성취가 쌓일 것이고,
그 이야기를 다시 글로 남기게 되겠지.
나는 경험하고, 느끼며, 성취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