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eekly Sage Feb 28. 2016

당신들은 왜 변했습니까?

청와대와 여당의 직권상정 요구를 법적 절차와 논리에 따라 계속 거부 해 오던 정의화 국회의장이 어떤 연유인지 테러방지법을 직권 상정 해 버렸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이 국가 비상 사태에 준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여야 합의 없이 의장 직권으로 상정하여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테러방지법은 현 정권의 정권 연장과 국정원을 통한 국가 통제를 강화하는 수단이라고 보는 야권은 사상 최초로 필리버스터를 시작하는 것으로 법안 통과를 저지하고 나섰다.

어떤 한 인간의 한 단면으로 그 사람의 전체를 판단하는 것, 그것은 독선에 불과하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각자의 입장과 생각이 다른 현대를 살아가는 민주시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대화와 타협, 상호 이해와 같은 가치이다. 그러나 나는 새누리당에 적을 두거나 그 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사람 취급하고 싶지 않다.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세월호 특별법과 같은 사안을 그토록 악날하게 저지 할 수 있는가? 설사 자신의 조직에 큰 위해가 가해질 정도의 엄중한 잘못을 저질러서 감추고 싶은 마음이 자신의 생명을 위협 할 정도로 짓눌러 오더라도 어찌 저 수백의 부모 앞에서 그런 정책과 태도를 취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 정당에 참여하고 지지하는 행동, 또는 사안에 따라 그들을 감싸는 태도를 난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얼마 전 가수 김장훈씨가 자신의 후배가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섰으며 지지를 요청하는 것을 보고 난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그들을 지지하고,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동조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무시하고 살 수는 없는 일이고, 나와 같은 필부필부에게도 세상을 바꾸는 일을 위해 관심과 인내를 멈추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는 어렴풋한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새누리당 출신 국회의장이 청와대와 당의 요청에도 절차와 법에 근거하여 상정을 거부하는 것을 보면서 “아 그렇구나, 새누리당에도 저렇게 합리적인 보수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참 다행이라는 마음을 가졌었다. 그런 그가 국가 비상사태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테방법을 직권 상정 한 것이다. 국가 비상사태에 대통령은 손하트를 그리고 희희낙락하고 있고, 공무원과 군은 평소와 다름없는 근무태도를 보여준다. 국가 비상사태에 새누리당은 정당한 토론에 임할 생각은 안하고 국회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모든 지상파가 정권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낫다는 SBS마저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비난 하는 클로징 멘트를 방송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믿었던 SBS 마저 그렇다는 것이다.

사람은 안 변한다 한다. 또 한편으로 잘 변하기도 한다. 좋은 쪽으로는 그렇게 안 변하는 사람이 옳지 못한 쪽, 자신의 안위와 평안, 부를 위해서는 참 빠르게 변하기도 한다. 지난 삼, 사년 난 내 개인의 변화와 조직의 변화를 위해 공부와 시도를 해 오고 있다. 결국 우리가 그토록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과 가치를 지키고 변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내 믿음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더 나은 사람, 더 유능한 사람, 더 따뜻한 사람이 되기 위해 날마다 변해야 한다. 적어도 내 가족, 내 동료로부터 “너는 너의 가치를 저버린 사람이야.”라는 말은 듣지 않고 살고 싶다. 답답한 시절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3+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