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찐 레트로 근대건축물 골목: 1편

익산 근대건축 여행(4)

by 사하


익산 솜리 근대역사문화공간

익산에서 두 번째로 방문한 솜리문화금고(구 이리금융조합)를 관람하고 나오면 바로 맞은편에 신광닥트함석공사 간판이 걸린 아담한 건축물을 만날 수 있다. 우측으로 꺾어 골목길을 걷다 보면 오래된 근대상가주택들을 만날 수 있다. 이 골목에 즐비한 근대건축물을 포함한 구역 전체가 '익산 솜리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되었다. '근대역사문화공간'이란 지역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고, 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닌 곳을 국가유산청에서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정책적으로 보존, 발전시키려는 곳이다. 현재 총 7곳(목포, 영덕, 익산, 통영, 서천, 진해, 여수)에 근대역사문화공간이 지정되어 있고(2025.8 기준), 익산 솜리는 2019년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되었다. 또한, 이 골목 총 10개의 근대건축물이 개별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익산 인화동 골목

솜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해방 이후 인화동 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곳이라고 한다. 문화유산명이 아닌 현재의 지명으로는 익산 인화동 골목이라 부르는 게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당시 형성된 주단 거리와 바느질 거리는 이곳의 생활사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최고로 좋은 취업 자리였다는 형제상회, 신신백화점 건물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이번 답사에선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축물 위주로 사진을 남겼지만 이 외에도 인화동 주민들과 오랜 세월을 함께한 아담하고 정겨운 근대건축물이 많다.


익산 솜리 근대역사문화공간(사진출처: 국가유산포털)
익산 솜리 근대역사문화공간 구역도 (출처: 국가유산포털/ 일부 수정)


내가 출발점으로 삼은 솜리문화금고는 위 지도상에서 좌측 가장 위(제763-9호)에 위치해 있다. 좌측 위를 시작으로 메인 골목을 타고 내려와 오른쪽 아래 인 익산 구 대교농장 사택까지 답사했다. 이 루트로 답사를 마치면 마지막에 4.4 만세운동 기념공원과 익산 남부시장을 만날 수 있다. 각 건축물들을 사진에 잘 담고 싶었는데 좁은 골목 때문에 화각이 잘 나오지 않아(초광각 렌즈가 필수다) 전체를 담을 수 없었던 건물이 많았고, 일요일에 방문했던 터라 상가들은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였다. 직접 촬영한 사진과 방문 정보는 모두 2024년 기준이며, 미처 담지 못한 건축물 일부는 국가유산포털 사진으로 대체했고 출처를 따로 표시해 두었다.


근대건축물 답사 리스트

(1) 익산솜리문화금고(구 이리금융조합)

(2) 신광닥트함석공사

(3) 구 건강환

(4) 고전방

(5) 서울양행

(6) 이사도라주단(구 형제상회)

(7) 보화당한의원 구 건조창고

(8) 금풍상회

(9) 명금다방(구 신신백화점)

(10) 익산 구 대교농장 사택

+ 익산 주현동 구 일본인 농장 사무실






(1) 익산솜리문화금고, 구 이리금융조합(1925년 건립)

1925년 일제에 의해 건립된 금융조합 건물이다. 현재는 역사박물관이자 복합문화공간인 솜리문화금고로 사용되고 있다. (솜리문화금고에 대한 설명은 이전 글 참고)


https://brunch.co.kr/@saha-ffff/59

주소: 전북 익산시 인북로 12길 5
익산 솜리문화금고(구 이리금융조합)



(2) 신광닥트함석공사(1965년 건립)

현재 신광닥트함석공사로 사용되고 있는 건축물은 1960년대 근대 상가주택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건물이라고 한다. 처음엔 왜 이 근방의 상가 건물들을 '상가'가 아니라 '상가주택'이라 부를까 의아했는데, 당시 주민들은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손님을 맞으며 일했기 때문에 상업과 생활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집 구조가 필요했다고 한다. 그래서 언제든 손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상가 안쪽에 주거 공간을 마련하여 생활했고, 이 주거공간을 '안집'이라 불렀다고 한다.


외부가 작은 타일로 마감된 빈티지한 매력의 2층 건축물이다. 측면과 후면은 모르타르(mortar: 시멘트, 석회, 모래, 물을 섞은 재료)로 마감되어 있다. 심플하면서도 가독성 좋은 레트로한 간판 폰트가 인상적이다.


명칭: 인북로 근대상가주택(신광닥트함석공사)
주소: 전라북도 익산시 인북로 12길 4


신광닥트함석공사 건축물



(3) 공예공간 헤리티지, 구 건강환(1965년 건립)

역시 1960년대에 건립된 상가주택으로 인터넷 사전 조사를 할 때만 해도 '건강환' 간판만 봤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공예공간 헤리티지라는 곳이 자리 잡고 있었다(2024년 기준). 익산의 문화공간 같아서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방문한 날 문을 닫은 상태였다.


좁은 부지에 건물을 세우느라 수직으로 층을 비교적 높이 올렸는데, 1-2층은 상가로 사용하고 3층에는 다락방을 만들어 주거 공간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올 화이트 컬러에 건물 전면의 수직 기둥이 인상적이다. 양식적으로는 당시 유행하던 모더니즘 양식을 구현한 것이라고 한다.


명칭: 평동로 근대상가주택5(현 공예공간헤리티지/ 구 건강환)
주소: 전라북도 익산시 평동로 11길 27-1


공예공간 헤리티지/ 구 건강환



(4) 고전방(1962년 건립)

고전방이라는 가구점이 자리한 건축물은 구 건강환 바로 옆에 붙어있는 상가주택으로 1962년 건립되었다. 옥상부근의 붉은 벽돌과 흰색의 타일을 수평으로 장식한 것이 인상적이다. 고전방의 2층은 주거 공간으로 사용되었으며, 내부는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한다.


명칭: 평동로 근대상가주택4(현 고전방)
주소: 전라북도 익산시 평동로 11길 27


고전방(사진출처: 국가유산포털)




(5) 서울양행(1966년 건립)

역시 고전방 바로 옆에 붙어있는 상가주택으로 1966년 건립되었다. 나란히 붙어있는 구 건강환과 고전방, 서울양행 세 건축물은 모두 1960년대에 건립된 근대 상가주택인 것이다. 서울양행은 건축물이 세워질 당시부터 지금까지 염료를 판매해 왔다고 한다. 신광닥트 건물과 마찬가지로 작은 타일들로 외벽을 마감했다. 2층 건물로 옥상 난간의 옛스러운 문양이 인상 깊고, 간판에서는 오래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흉내내기 힘든 세월에 의해 빛바랜 보라색이 오묘하다. 건물 우측의 유리문에는 보화당 한의원의 모습이 비친다.


명칭: 평동로 근대상가주택3(현 서울양행)
주소: 전라북도 익산시 평동로 11길 25-1


서울양행
서울양행의 옥상 난간과 빛바랜 간판들



(6) 이사도라주단, 구 형제상회(1960년대 건립)

이사도라주단 건물은 1960년대에 건축되었고, 당시 지역의 대표 도매상이었던 형제상회가 사용하던 곳이다. 형제상회는 해방 이후 한국의 고도성장기에 이 지역에서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형제상회에 종업원으로 취직하는 것을 서울대 합격에 비유했다고 한다. 아쉽게도 방문 당시 보수 공사 중이어서 건축물을 볼 수 없었다. 어떤 모습과 어떤 공간으로 재탄생할지 기대된다.


명칭: 평동로 근대상가주택2(구 이사도라주단)
주소: 전라북도 익산시 평동로 11길 23


이사도라주단/ 구 형제상회 (사진출처: 국가유산포털)
보수공사 중이었던 이사도라주단 건물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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