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지고 수수꽃다리가 피어나는 길 위에서
벚꽃이 지는 모습이 아쉬워서
산책을 나선다.
밤새 내린 비가 그친 다음 날
코끝으로 느껴지는 비 냄새
조금 더 걷는다.
수수꽃다리 향이 내 몸으로 가득 들어 찬다.
고개를 들어 꽃을 바라본다.
다시 만난 꽃이 반가워
숨을 크게 마신다.
꽃향기가 좋아 조금 더 들이마셔 본다.
그러나 그만큼 또 내쉴 수밖에 없다.
우리는 우리가 숨을 들이마신 만큼
다시 내쉰다.
아무리 욕심 내봐도
들숨과 날숨의 균형은 유지된다.
내 삶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기쁨과 슬픔이 오가는 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잔잔한 파도처럼 살고 싶지만
삶은 거대한 풍랑이 닥쳐온다.
그 풍랑이 끝없을 것 같아도
또다시 잔잔해진다.
오늘도 잔잔함 바다를 그리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