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고통은 말을 잃게 하고,
어떤 고요는 다시 눈을 뜨게 한다.
비극을 통과하는 사람.
이해를 받고 싶어서 침묵을 선택한 사람.
심연에 눈이 멀었으나 다시 눈을 뜬 사람.
심연을 바라보는 사람.
응시할 줄 아는 사람.
그 어떠한 큰 소리에라도
순간 놀랄 수는 있으나,
강요된 침묵, 숨죽임,
그리고
어느 먼 곳에서 들려오는 수군거림을
듣고도 침묵할 수 있는 사람.
필요한 건 안타까운 마음이 아니라
잡아줄 두 손과
들어줄 두 귀와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한 사람.
그러나
그 어떤 형태라 할지라도
보내오는 안타까움이
고마운 사람.
그것이 무관심이고 욕이고 훈계라 하더라도
그 안에 담긴 그들의 불편함이
안타까운 사람.
비극을 지나가고 있는 사람.
지금, 여기에도 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