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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인트의 책 이야기 May 21. 2024

더 이상 심플할 수가 없다





〈 오늘의 책 〉    

      

《 살림지옥 해방일지 》 - 집안일에 인생을 다 쓰기 전에 시작하는 미니멀라이프 

    _이나가키 에미코 / 21세기북스          



“나를 구원한 것은 ‘집안일’이었다. 살림 같은 건 특기도 뭣도 아니지만, 그래도 홀로 살아온 지 어언 30년이나 되다 보니 최소한의 요리, 세탁, 청소쯤은 거뜬히 할 수 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월급이 꽂히지 않더라도 하루하루 그냥저냥 맛있는 것을 먹고 깨끗한 옷을 입으며 잘 정돈된 방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인생, 의외로 이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이런 게 바로 ‘풍요로운 생활’아닐까?”     



‘집안일’ 또는 같은 말이지만, ‘가사일’을 하면서 행복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없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남녀불문, 나이불문 가급적 집안일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왜? 집안일의 특성은 한다고 해서 별로 표시가 안 나는데, 안하면 표시가 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이나가키 에미코는 우선 헤어스타일이 독특하다. 아마 우연히 길에서 마주쳐도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지은이의 책이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소개된 것은 『퇴사하겠습니다』 (엘리, 2017)이다. 저자는 자신과 타인에게 회사란 무엇이고 일이란 무엇인지 묻는다. 회사와 일과 나와의 관계를 재정비해보자고 했다. 〈SBS 스페셜〉 ‘퇴사하겠습니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아사히신문사에서 논설위원과 편집위원으로 근무하다 50살에 철밥통을 걷어차고 나왔다. 그 후에도 제대로 된 직장은 다니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남편 없고 냉장고 없고 세탁기 없고, 전자렌지도 없고, 도시가스 없는 프리랜서로 생활 중이라고 한다.       



이번 책의 주제는 ‘집안일’이다. 저자의 리얼 생활기록이다. 대책 없이 대기업을 그만두고 나서 스스로 선택한 일이고, (예상했던 일이지만)하루아침에 바뀐 일상이 고통으로 바뀌었다. ‘돈은 있지만 시간이 없는 생활’에서 ‘시간은 있지만 돈이 없는’생활로 옮겨갔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저자를 구원한 것이 바로 ‘집안일’이었다니....      


추상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저자의 일상을 스스럼없이 공개한다. 하루에 빨래 및 청소에 각 10분씩만 쓴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매우 쾌적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의 전반부가 저자의 진정한 미니멀일상이야기를 주로 담았다면 후반부는 ‘노후와 집안일의 깊은 관계’, ‘노후를 구원하는 편한 집안일’이 주요 내용이다. 나와 무관하지 않기에 관심 깊게 읽었다. 아울러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내 삶을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하자’고 장만했던 물건들이 오히려 나를 불편하게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오늘은 뭘 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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