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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 이후의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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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오 이후의 중국 》

_프랑크 디쾨터 (지은이), 고기탁 (옮긴이) / 열린책들(2025)




중국현대사에서 마오쩌둥(毛澤東)(이하 ‘마오’로 호칭)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다. 중국공산당 내에서도 마오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지만, 마오의 공(功)과 과오(過誤)를 7대3으로 본다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중국공산당 입장에선 마오를 앞에 내세워야 한다. 마오를 부정하는 것은 현재 중국공산당의 입지를 뒤흔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오가 집권하고 있던 중국과 그 후 중국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가?



이 책의 지은이 프랑크 디쾨터는 독보적인 중국 현대사 연구자이자 저술가이다. 네덜란드 태생이다. 역사학과 러시아어를 복수 전공했다. 중국 현대사 교수로서 학과장에 오르기도 했다. 디쿼터가 중국을 주제로 펴낸 10여 권이 저서들은 현대 중국을 바라보는 역사가들의 시각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된 디쾨터의 《인민 3부작》(열린책들, 2016)은 국내에서도 역사부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인민 3부작》은 『해방의 비극』(1945~1957), 『마오의 대기근』(1958~1962)그리고『문화대혁명』(1962~1976)으로 구성되었다.



디쾨터 글쓰기의 특징은 기존에 출간된 도서와 일반적인 사료에 근거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본인만의 독특한 노력과 치열함으로 채워진다. 《인민 3부작》을 쓸 때, 디쾨터는 10년 동안 아열대 지역인 광둥성부터 몽골 사막 인근의 가난하고 매우 건조한 지역인 간쑤성까지 중국 전역을 여행하면서 수천 건의 당 기록물을 조사했다. 최고 회의의 비밀 회의록, 대량 학살 사건에 대한 조사 내용, 수많은 주민을 굶주리게 만든 지도자들의 자백, 농촌의 저항에 관한 보고서, 비밀 여론 조사, 일반인들이 쓴 항의 서한 등 해제된 기밀문서를 참고로 했다. 시기적으로 운이 좋았다고 한다. 2012년 11월에 시진핑이 집권한 뒤부터 기록 보관소들이 다시 문을 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쾨터는 자료 공개에 놀라울 정도로 개방적인 도시 및 지방 기록 보관소 10여 곳을 찾아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그곳에서 찾아낸 약 6백 건의 문서를 기초로 했다(공식 문서 기밀해제 30년 규정을 훌쩍 넘어서는 2009년에 생산된 광범위한 주요 자료들도 포함). 아울러 미발표된 회고록, 주요 인사의 비망록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자료를 참고했다.






『마오 이후의 중국』은 마오쩌둥이 사망한 1976년부터 시진핑이 중국 국가주석으로 오르기 직전인 2012년까지 이어진다. 디쾨터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어떻게 강대국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를 면밀하게 관찰한다. 중국공산당이〈경제기적〉이라는 자평(自評)을 한 것에 제동을 건다. 법에 의해 통제되지 않고, 독립적인 사법 체계와 자유롭고 개방적인 언론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시장은 결코 제대로 된 시장이라고 할 수 없다고 힘을 준다. 정치적 자유가 없는 경제적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권력은 견제와 균형의 원칙과 더불어 갈수록 복잡해지는 시민 사회와 독립적인 언론 등의 요구에 부응해 여러 기관으로 분산되어야 할까? 아니면 한 개인이나 한 정당에 집중되어야 할까? 전자는 민주주의라고 불리며 후자는 독재라고 불린다.”



디쾨터가 바라보는 중국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비록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턱도 없는 소리라고 하겠지만). 현재 공산당이 직면한 과제는 권력 독점과 생산 수단 장악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자생적인 오랜 구조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방점을 찍고 있다. 디쾨터의 글을 읽는 것은, 시리즈로 이어지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다. 중국 관련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람들과 역덕(역사덕후)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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