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쎄인트의 책 이야기 Jul 22. 2016

한국의 기형적인 자본주의 진단






『 한국 자본주의 』  장하성  /  헤이북스 


대한민국의  경제체제는 뿌리가 없다는 말을 한다.  기형적이라는  이야기도 한다.  미국과  유럽의 관점에서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모순과 실패를 나열해본들 마음에 와 닿지도 않는다.  한국의  현실을 깊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아예 접근조차 안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저  외국 경제학자 누구의 이론을 적용해 볼 때 어쩌고 하다만다.  허공에  쓰는 글씨나 마찬가지다. 



이  책은 한국 자본주의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논리적  진단과 현실적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소득불균형과  양극화를 해소하는 '정의로운  경제'에  대한 깊은 통찰이 엿보인다. 권력이  재벌에게 넘어갔는데도 이를 규제하지도 제어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한국 경제의 또 다른 핵심문제다.  따라서 지은이는 한국 경제의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자유방임적  자본주의와 복지 정책의 실패로 위기를 초래한 선진국과는 달리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제대로 구축해보지도 못한 한국의 경제 발전 과정과 성장구조를  이해해야만 그 답이 보인다고 주장한다. 



‘경제민주화를  넘어 정의로운 경제로’라는  부제에서 나타나듯이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로  가는 길'을  역설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희망’이라는  것이다.  “한국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결합한 것은 지난 30년에  불과하다.  민주주의의  '평등'과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결합한 한국의 자본주의가 새로운 변혁을 추구할 때가 되었다.  자본과  노동의 이해가 충돌할 때,  불평등을  만드는 자본주의는 자본의 편이다.”   



그러나  평등을 만드는 민주주의는 노동의 편이다.  자본주의는  기득권 세력,  부유층  그리고 재벌의 편이다.  민주주의는  중산층과 서민,  소외층  그리고 중소기업의 편이다.  자본주의는  ‘돈’이라는  무기가 있지만,  민주주의는  ‘1인  1표의  투표’라는  무기가 있다.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다.  깊은  딜레마이기도 하다.  과연  그 소중한 한 표를 잘 행사하고 있는가?  한  표에 올바른 판단과 정의의 힘이 실려 있는가?  따라서  저자는 대한민국의 자본주의가 정의롭게 작동하려면 노동으로 삶을 꾸려가는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민주적인 정치 절차를 통해 자본가들이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 장하성은 경영학과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자이자,  한국의  현실 속에서 학문을 고민하고 현장에 투영하는 실천운동가로 소개된다.  1996년  참여연대에서 경제민주화위원회를 만들어 국내 처음으로 ‘경제민주화’  시민운동을  실천했다.  2006년  일명 ‘장하성  펀드’라  불리는 라자드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를 구상하고 주도해서 국내에 가치 투자의 가능성을 열었다.  〈파이낸셜  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5대  기업개혁가’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가의 이전글 원시적인 이중성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