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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인트의 책 이야기 Sep 03. 2015

접속보다 접촉이다 [빌리지 이펙트]




『빌리지  이펙트』  수전  핀커 /  21세기북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수많은  인연의 끈이 우리와 다른 사람을 이어주고 있으며 그 끈을 통해 우리가 했던 모든 일이 우리 자신에게 돌아온다.”  - 헨리  멜빌 목사,  1856년     



자살.  어마어마한  사고를 친 후 또는 직접 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후폭풍을  감당 못해서 자살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자살을 결행하는 대부분의 심리상태는 ‘혼자’라는  생각이다.  동서남북  둘러봐도 내 마음을 이해하고,  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으로 꽉 찰 때 ‘그만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것이다.  극복하기  힘든 상실감에 마음을 빼앗길 때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다.       



SNS  세상은  삶의 방식을 바꿔놓았다.  SNS 친구  숫자를 경쟁하게 되고,  내가  올린 글에 좋아요가 몇 개나 붙나?  댓글이  몇 개나 달렸나 궁금해서 잠시도 폰을 손에서 떨어뜨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회신경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인간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고 있는 이 책의 저자 수전 핀커는 다음과 같은 의문점을 시작으로 이 책을 쓰게  된다. “우리는  디지털 세상에서 만들어진 관계의 방식을 지금 현재 우리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반응하는 방식과 같은 것으로 생각해야 할까?  그게  아니라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둘 사이의 차이점에 대해 사회신경과학은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가?  현재  미국인들은 매일 총 5,200억  분을 온라인 활동에 사용한다고 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도 거의 비슷한 비율로 온라인 활동에 들어가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잊지 말고 계속  지켜나가야 하는 진짜 사회적 접촉이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오랫동안 시간낭비라고 여겼던 것들,  집  앞이나 식탁에서,  카페에서,  길에서  친구 또는 아는 이들과 수다를 떠는 일 등이 매우 중요한 생물학적 기능을 한다는 이야기다.  연구자들은  1주일에  한 번 카드놀이를 하거나 커피 전문점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수명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Face-Book  보다  Face  to Face가  두루두루 좋다는 견해다.       



이러한 결과물들이 그저 추상적인  이론으로 주장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통계수치로 산출된다는 점에 관심이 간다.  인간관계의  폭이 넓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질병의 회복률이 4배  이상으로 산출된 경우도 있다.  MRI를  통해 세포의 회복 역시 빠르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책에선 또한 관계의 질과 양에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끈이 사람을 끌어당긴다.  - 페이스  투 페이스와 사회적 전염   


종교를 통해 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것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같은  공간 안에서 함께 기도하고 노래하며 똑같이 몸을 움직이는 것은 기분을 좋게 해준다.  ‘하나’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잠시나마  빈부 차이,  사회적  높낮이를 잊게 만든다.  규칙적인  종교 생활은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해준다.  물론  그 종교가 건강한 종교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건강하다,  건강하지  못하다는 판단을 내린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개인과  가정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드는 일이 자주 발생하기에 종교의 선택 역시 신중해야한다.     



“종교(활동)은  과학적으로 보더라도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감정과 소화 작용을 조절하고 상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진화인류학자인  라이어널 타이거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시켜주는 이런 종교 활동을 ‘두뇌를  위한 진정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굳이 종교 활동이 아니더라도 같은  장소에서 다 함께 같은 일을 하는 한마을 공동체 역시 같은 효과가 일어나리라 믿는다.     


저자가 특히 역점을 두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관계의 법칙’은  기억해둘만 하다.   


1.  이웃과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라. 

2.  서로의  사회적 감정을 나누는 관계를 만들어라. 

3.  다양한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라. 

4.  자신의  환경에 맞는 관계를 맺어라. 

5.  아이들에게  상호 교류가 왜 중요한지 일깨워줘라. 

6.  혼자인  시간을 줄이고 의미 있는 접촉을 늘려가라.      



식상한  표현이지만,  ‘군중  속의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감정이 외로움이라는 것도 모르고,  인정하지도  않은 채 더욱 더 사이버 월드로 깊이 더 깊이 들어간 후에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사이버  월드 속 많은 친구들이 진정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줄 수 있을까?  결국  인간관계의 균형감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이 각자 삶의 균형감을 확인하고 점검해보는 시간을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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