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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인트의 책 이야기 May 08. 2017

번영에도, 몰락에도 다 이유가 있다





쎄인트의 冊이야기 2017-086  


【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  _토드 부크홀츠 저/박세연 역 | 21세기북스 

         | 원서 : The Price of Prosperity     


국가는 무형의 존재일까? 유형의 존재일까? 이 두 가지를 모두 공유하고 있다는 답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국가 전체가 통째로 사라지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예를 들면, 역사상 황금기를 구사했던 오스만 제국이나 합스부르크 제국, 영화 〈300〉의 주인공들인 스파르타 전사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들이 불멸의 존재, 불멸의 전사였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다. 단지 그 찬란하고 카리스마 충만했던 그 존재감들이 왜 그렇게 어느 날, 타고 남은 재가 되어버렸을까?   


이 책의 저자 토드 부크홀츠는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부유한 국가들이 분열에 빠지는 요인들을 분석한다. 번영하는데도 이유가 있고, 쇠퇴하고 몰락하는데도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 맞다. 저자는 자신의 논지를 펼치기 위해 경제와 역사, 다양한 국가들의 정치적, 문화적 역동성까지 다루고 있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구성된다. ‘분열의 원인’과 ‘리더의 자격’이다. 이 타이틀만 봐도 대권 주자들이나 정치판에 뛰어든 인물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머릿속엔 든 것도 없이,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남이 써준 메모나 읊고 다니면서 자신의 정치철학인양 하는 인물들이 꼭 만나봐야 할 책이다. 그만큼 이 책의 내용이 깊고 넓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국가들이 번영의 시절을 끝내고 불황의 시대로 접어들 때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한다.”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 내부적 요인이 불황의 시대로 접어들게 하는 나쁜 가이드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는 나의 생각이 덧붙여진다.   


거대한 경제적 성취이후에 국가가 쇠퇴해가는 과정 중 다섯 가지 요인이 제기된다. 출산율저하, 국제교역확대, 민간과 정부의 부채 상승, 근로의지의 쇠퇴, 애국심 상실 등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유교에서 이슬람과 가톨릭에 이르는 다양한 문화적 규범과 해양 저지대에서 산악 고지대에 이르는 다양한 지형, 수백 년 역사의 스펙트럼 속에서 다양한 사례들을 뽑아냈다. 경제학은 물론 사회학, 인류학, 정치학, 역사학 등이 잘 혼합된 멋진 작품이다. 주석을 포함해서 487쪽의 분량이지만 의미 있는 주제와 흥미로운 소재는 책 읽기의 가속도를 올려준다.    

그렇다면 국가의 분열을 막을 수 있는 좋은 처방이 있는가? 저자는 다양한 역사적 자료를 통해 ‘역사의 교훈’을 공유하는 것에 희망을 둔다. 단지 ‘우리 사회가 걱정될 정도로 과거를 찬양’하는 것과 ‘자기 자신을 찬양하는 군주와 대통령’을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에 깊이 공감한다. 현 시점의 한국사회가 절실하게 통감해야할 부분이다. 국가가 한 개인의 끝 모르는 탐욕과 멍청함 때문에 지도상에서 사라지는 일이 많았다. 이 책의 원제 ‘번영의 가치(The Price of Prosperity)’는 저녁과 아침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시국가를생각하다 #토드부크홀츠 #21세기북스 #번영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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