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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인트의 책 이야기 Jun 27. 2017

월간 샘터 2017년 6월호





【월간샘터】 2017년 6월호 

 _샘터 편집부 저  | 샘터사  



“좋은 책에서는 좋은 향기가 나고 좋은 책을 읽은 사람에게도 그 향기가 스며들어 옆 사람까지도 행복하게 한다. 세상에 사는 동안 우리 모두 이 향기에 취하는 특권을 누려야 하리라. 아무리 바빠도 책을 읽는 기쁨을 꾸준히 키워나가야만 우리는 속이 꽉 찬 사람이 될 수 있다.”  이해인 수녀님의 고정 칼럼 〈이해인 수녀의 흰구름 러브레터〉에 나오는 글이다. 수녀님이 모처럼 중고 서점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지인과 함께 보수동 책방 골목을 다니며 담아내신 글이다. 수녀님이 첫 시집을 내시고 40년이 지나고 보니 초기에 낸 여러 시집들은 물론 초판본이 희귀하게 되어 가능하면 구해볼 욕심도 있었다. “셀로판지에 싸서 귀하게 간직하고 있는 귀중한 초판본을 책방 주인은 저자보다 더 필요한 사람들에게 팔고 싶어 하는 눈치여서 나는 슬그머니 책을 내려놓고 왔다.”     



이번 호의 특집은 《겉 다르고 속 다른 복면가족(覆面家族)》이다. 복면은 얼굴을 가리다는 의미도 있지만, 반전의 묘미가 있다는 뜻도 담겨있다. 나의 가족이라고 내가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가까워서 잘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특집의 주제는 남들이 모르는 나의 가족의 이면(裏面)이나 특징을 담은 독자들의 글이 실려 있다. 가족들 사이에 장난기가 너무 심해 ‘초딩아빠’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한 아빠는 ‘공장 사장님’이시다. 밖에선 언제나 점잖으신 분으로 이미지가 굳혀있지만, 집에서 가족들한테 장난이 심하셨다. 부모님 곁을 떠나 ‘나 혼자’산지 5년째 접어든 20대 학생인 아들은 어느 날,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공장을 찾아갔다. 경기가 안 좋으면서 직원 수도 많이 줄고, 어머니도 가끔 일손을 돕고 있었다. “온종일 시끄러운 기계음에, 직원들의 월급 걱정에 파묻혀 지낸 아버지는 집에 돌아와 가벼운 장난으로나마 웃고 싶으셨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 사실을 못난 이 아들은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짓궂은 장난 속에 감춰졌던 아버지의 고단한 삶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공유의 시대 / 홈셰어링〉이란 꼭지글에 시선이 머문다. ‘세대공감’아름다운 동거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대학생 이예원(24, 명지대 국제통상학과)씨가 공인회계사 시험에 매진하기 위해 휴학을 결정하면서 대학기숙사에서 나와야 할 처지가 된 것이 시작이다. 방을 알아보던 중, 혼자 사시는 할머니와 한 지붕 가족이 되었다.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한지붕 세대공감’사업 덕분이다. 주거공간의 여유가 있는 어르신은 대학생에게 월 25만원(공과금 포함)내외로 빈방을 저렴하게 내주고, 대학생은 어르신에게 말벗도 되고 전자기기 작동법 등도 가르쳐 드리며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청년 주거문제와 독거노인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으로 2013년에 시작되어 현재 서울시 16개 구에서 운영 중이라고 한다. “외롭지 않아서 좋아요. 기숙사에서 지낼 때는 친구들과 있어도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할머니는 진짜 우리 할머니 같아요.” 이 사업이 앞으로 더욱 파급되는 사회적 모델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찍이 프랑스도 홈셰어링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2003년 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1500명의 독거노인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지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촉구되었고, 노인과 청년의 함께 살기 프로젝트인 ‘코로카시옹’이 시행되었다. 10년 넘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제도를 다듬어 온 덕분에 현재 프랑스 청년들은 원룸 대신 코로카시옹을 먼저 찾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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